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달러 선물환 포지션(선물환 매수 잔액)이 많이 늘어난 외국은행 서울지점 3, 4곳에 대해 다음 달 중 공동 검사를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외환 공동검사는 2010년과 201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올해 들어 달러 선물환 포지션이 급증한 이유를 조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지만,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많다.
30일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선물환 보유 잔액은 올해 들어 130억 달러가 늘어 26일 현재 440억 달러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은행이 달러 선물환을 매수하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같은 규모의 달러를 현물 시장에 내다 팔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이번 공동조사가 선물환 포지션을 축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4, 5월에 이뤄진 2차 공동검사 후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20% 축소했다. 선물환포지션 한도는 2010년 6월 신설 당시 국내 은행 250%, 외은 지점 50%에서 지난해 6월부터 각각 200%, 40%로 20%씩 축소됐다. 현행 규정상 포지션 한도는 5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어 국내 은행은 125%, 외은 지점은 25%까지 줄일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선물환 포지션이 늘어난 규모가 위험한 정도는 아니지만 올해 들어 상당히 늘어난 만큼 왜 늘어났는지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목적은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외화구조화예금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외화구조화예금은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와 같은 기준금리가 바뀌면 예금 이자가 바뀌는 구조를 가진 신종 파생상품이다. 구조화예금 잔액이 지난해 말 11억 달러에서 9월 말 현재 18억3000만 달러로 7억3000만 달러가 늘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1095.80원)보다 4.3원 내린 1091.5원에 마감해 연중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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