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면접으로 10명 선발… 아산나눔재단 유엔산하기구 인턴 공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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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일 03시 00분


年 6만달러 비용지원 ‘파격’

독일 본부와 화상면접 10월 29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정주영캠퍼스에서 열린 ‘아산나눔재단 국제기구 인턴십’ 채용에 지원한 김인영 씨가 독일 본에 본부를 둔 유엔봉사단 관계자와 화상 면접을 보고 있다. 아산나눔재단 제공
독일 본부와 화상면접 10월 29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정주영캠퍼스에서 열린 ‘아산나눔재단 국제기구 인턴십’ 채용에 지원한 김인영 씨가 독일 본에 본부를 둔 유엔봉사단 관계자와 화상 면접을 보고 있다. 아산나눔재단 제공
“고속 성장을 이룬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국제외교 무대에서 활동하고 싶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정주영캠퍼스에서 열린 ‘아산나눔재단 국제기구 인턴십’ 화상면접 현장에서 만난 김한나 씨(25·연세대 대학원)는 “같은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아프리카 학생이 ‘새마을운동’을 물어보며 한국의 발전상을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국제기구 취업의 꿈을 꾸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화상면접은 독일 본에 있는 유엔봉사단(UNV) 채용담당자와 영어로 진행됐다.

아산나눔재단은 현대중공업이 주축이 돼 2011년 10월 범 현대가(家)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유지를 잇기 위해 만든 공익재단이다.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목표로 내건 이 재단은 9월부터 UNV와 함께 유엔개발계획, 유엔아동기금, 유엔여성지원기구 등에서 1년간 일할 인턴을 채용 중이다. 32세 이하 대학 졸업자가 대상이다. 주로 각국 외교부처와 일하는 UNV가 민간 재단과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산나눔재단 관계자는 “국제무대로 나가고 싶은 한국 청년들이 경제적 이유와 정보 부족으로 꿈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국제기구 인턴십 사회공헌사업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침 아시아 국가로 인턴십을 확대하려던 UNV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았고 ‘현대’라는 브랜드를 익히 알고 있던 그들은 아산나눔재단 측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아산나눔재단은 대기업 입사를 목적으로 ‘스펙’을 쌓으려는 지원자를 추려내기 위해 아예 채용 공고 때 대학 재학생을 배제했고 개발학, 성(性)사회학, 환경학 등 구체적인 전공 자격을 내걸었다. UNV도 “앞으로 국제기구나 민간외교에서 일할 사람을 보내 달라”고 주문했다.

국제기구에 입성하려면 다양한 인턴십 경력이 필요한데 유엔 인턴십 대부분이 무보수로 일하는 자원봉사라서 갓 대학을 졸업한 구직자가 지원하는 건 쉽지 않다. 아산나눔재단은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 그리고 3차 UNV 본부와의 화상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된 인턴 10명에게 1인당 6만 달러(약 6540만 원)씩 1년간 지원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졸업생인 김인영 씨(24)는 “미국에서도 기업이나 재단이 이렇게 제반 비용을 대주는 국제기구 인턴십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지난달 공고를 보자마자 바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고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하는 등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번 인턴십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았다. 까다로운 지원자격에도 경쟁률은 4 대 1을 넘었다. 김한나 씨는 “인턴십 채용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앞으로 공적개발원조(ODA) 분야에서 일하며 후배들에게 국제기구 취업에 도전하는 길도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산나눔재단은 내년에도 국제기구 인턴십 사업을 이어가 한국 청년들의 국제외교 무대 진출을 도울 계획이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아산나눔재단#인턴십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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