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날개 단 하이마트, 해외시장 진출 팔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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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일 03시 00분


국내 가전양판점 시장 1위 업체 하이마트가 ‘롯데하이마트’로 회사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나선다.

롯데하이마트는 3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한병희 하이마트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를 이사회 의장으로 각각 선임했다.

노 의장은 이날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도네시아는 시장이 크고 몰 형태의 매장이 많아 하이마트가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롯데마트가 30곳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또 해외 메이저 가전 유통업체가 선점한 중국시장과 달리 성공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하이마트를 우선 롯데마트 현지 점포에 입점시켜 시장 반응을 살펴본 뒤 독자적으로 가두매장을 내는 단계적 진출 방식을 취하면 위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롯데마트가 전체 매출의 30%가량을 해외에서 올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하이마트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한 대표도 “국내 최대 유통그룹 롯데와 합병하게 돼 직원들의 기대가 크다”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적극적으로 시너지를 추구하는 해외시장과 달리 국내에선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세븐일레븐 등 기존 롯데 계열 유통업체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기존 영업방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쇼핑의 하이마트 인수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두 업체의 결합으로 시장 독과점이 심해질 것을 우려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바 있다.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영업 규제가 정치권의 화두인 상황에서 롯데로서는 외부의 우려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인수 과정에서 기존 스태프 조직의 경영 스타일을 존중해줬던 롯데의 과거 경영 전례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국내시장에서도 롯데의 기존 계열사가 롯데하이마트의 시장지배력을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하이마트가 지난해 3조4000여억 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롯데마트의 가전 및 정보기술(IT) 부문 매출은 5000억 원가량에 불과하다. 롯데마트로선 저가TV를 비롯해 다양한 상품의 기획 및 구매 과정에서 롯데하이마트의 후광을 업고 제조업체와 협상을 할 길이 열린 것이다. 노 대표가 “롯데하이마트와 디지털파크(롯데마트의 가전·IT 전문매장) 사업이 시너지를 낼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하이마트#해외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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