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 조강래 대표 “증권업 상황 최악… 그러나 미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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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일 03시 00분


입사후 26년만에 사장 된 IBK투자증권 조강래 대표

“현재 증권업계 상황은 역대 최악의 수준입니다. 그러나 미래는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IBK투자증권 본사에서 만난 조강래 대표이사(56·사진)는 현재 증권업계의 불황을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었다. 그는 “한국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인데 개인들이 크게 줄어들어 지점 영업 위주로 운영하던 증권사들이 휘청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6년 동남증권(현 하나대투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업계에 발을 디딘 그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모두 겪었다. 1986년 250이던 코스피가 3년 만에 1,000을 넘어 샴페인을 터뜨린 즐거운 기억도, 이후 증시가 폭락해 지방에서 버스를 대절해 올라온 시위대와 맞섰던 쓰라린 기억도 있다.

그러나 조 대표는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요즘처럼 업계가 체감하는 불황이 심했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5%대만 돼도 저성장이라 했는데 요즘은 성장률이 2∼3%에 머물지 않느냐”며 “장기적인 저성장 기조가 금융투자의 매력을 반감시켰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국내 증시는 국내 산업의 흥망성쇠와 같은 길을 걷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증권업계에 들어왔을 때는 코오롱과 한일합섬 같은 의류주가 귀족주로 불렸고 이후엔 금융, 가장 최근엔 철강과 정보기술(IT)이 증시를 이끌었다”며 “최근엔 뚜렷하게 장을 이끄는 종목이 없어 증시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고비가 지나면 바이오와 헬스, 실버 등이 증시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대표는 “아직 바이오, 헬스 등 미래 산업과 관련된 종목들은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들도 이러한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모기업인 IBK기업은행과 연계해 IBK투자증권을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품고 있다. 대출은 은행을 통하고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은 증권사를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업공개(IPO), 재무컨설팅 등으로 영역을 넓혀 불황을 이겨나가겠다는 각오도 새롭게 다졌다.

IBK투자증권은 이달 중순 여의도 삼덕빌딩으로 본사를 옮긴다. 삼덕빌딩은 그가 처음 증권업에 몸담은 동남증권이 있던 곳이다. 이 때문에 그의 마음속 다짐도 남다르다. 조 대표는 “당시 아무 것도 모르는 신입사원이 사장을 꿈꿨고 결국 사장이 돼 그 건물로 돌아간다”며 “26년 만에 사장이 된 뚝심으로 IBK투자증권이 업계 선두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증권업#조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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