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와인 명가 ‘가야’ 와이너리의 가이아 가야 대표(33·여)는 2일 “한국에서 우리 와인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듣고 싶어 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매달 한 주 동안 해외로 나가 시장의 반응을 살핀다는 가야 대표에게서 자부심과 고집이 느껴졌다. 전설적인 와인 장인이자 아버지인 안젤로 가야(72)와 똑 닮았다고 와인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국내 와인시장에선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이후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와인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인들은 와인을 섬세하게 평가하죠. 와인을 대하는 수준이 굉장히 높아 우리에게는 아주 중요한 시장입니다.”
1859년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바르바레스코에서 탄생한 가야 와인은 5대째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포도 품종인 네비올로로 만든 ‘가야 바르바레스코’(35만 원)가 국내에 들어와 있다. 가야가 생산하는 바르바레스코 와인은 그 우아함 덕분에 ‘이탈리아 와인의 여왕’으로 불린다.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저서에서 ‘가야 덕분에 이탈리아 와인의 혁명이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최고의 와인을 만드는 비결을 묻자 가야 대표는 토양과 기후, 열정을 꼽았다.
“대부분 와이너리는 낮은 등급, 중간 등급, 최고 등급의 와인을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직 최고 등급 한 종류만 만들죠. 포도 작황이 나쁜 해에는 아예 와인을 안 만들어요.”
실제 가야에는 작황이 나빴던 1972년, 1980년, 1984년, 1992년, 2003년 빈티지 와인이 없다. 가야가 생산하는 와인은 연간 약 35만 병. 수백만∼수천만 병을 생산하는 와이너리와 비교하면 적은 양이다.
그는 음식 취향이 비슷한 점으로 미뤄 볼 때 한국 와인시장에서 이탈리아 와인의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많은 것을 보면 취향이 비슷한 것 같아요. 또 마늘을 많이 먹는다는 점도 공통점이죠.”
와인과 잘 어울리는 한국음식으로는 불고기를 꼽았다. “매운 음식은 와인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게 하지만 달착지근한 불고기는 완벽하게 어울리는 요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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