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원화가치 상승)해 2일에는 최근 13개월 사이 최저치인 달러당 1091원까지 떨어진 가운데 KOTRA가 “국내 수출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환율은 1050원”이라고 분석했다.
KOTRA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양적완화 정책과 한국 신용등급 상승 등에 따라 앞으로도 당분간 원화가치 상승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대체로 1080∼1100원 범위에서 움직이다 내년 하반기(7∼12월)에는 1040원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수출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은 올해 초까지 1100원을 적정 환율로 책정했던 탓에 어려운 수출 환경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KOTRA가 지난달 26일 국내 수출 중소기업 68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 업체의 80.9%는 “환율 하락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올해 초 예상한 환율 수준으로 ‘1100원 초과’라는 응답이 58.8%로 가장 많았고 ‘1050원 미만’을 예상했던 기업은 7.4%에 그쳤다. “수출 시 감내할 수 있는 환율 수준은 1050원 미만”이라는 응답이 54.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내년 사업계획에 반영할 환율 수준은 ‘1050∼1100원’이 44.1%로 가장 많았고 ‘1050원 미만’과 ‘1100원 초과’가 각각 26.5%를 차지했다.
국내 수출 주력품목인 전자 및 자동차 대기업 역시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영업이익이 연간 3000억 원 줄어드는 구조라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영업이익이 3조 원 감소하게 된다. 수출 비중이 80%가량에 이르는 현대·기아자동차 역시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이 약 2000억 원(현대차 1200억 원, 기아차 8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KOTRA는 “환율의 영향은 3∼6개월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내년 이후에 더 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원-엔 환율 추이도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본 기업과의 상대적인 경쟁력이 국내 수출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KOTRA는 “2005년부터 금융위기까지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 이하였던 점을 감안하면 아직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은 양호한 상태이지만 원화가치 상승이 계속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일 기준 원-엔 환율은 1358.77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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