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유화-반도체 ‘환율 마지노선’ 붕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9일 03시 00분


상의, 500개 수출기업 조사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아래로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면서 가전, 석유화학, 반도체 등 국내 주요 수출산업이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마지노선이 무너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수출기업 500곳을 설문조사한 결과 수출 마진 확보를 위한 최저 환율은 평균 1086.2원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089.3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전(1106.5원) 석유화학(1104.3원) 반도체·디스플레이(1099.0원) 음식료(1090.4원) 등은 이미 수출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자동차(1084.9원), 철강·금속(1084.2원), 조선·플랜트·기자재(1083.3원) 등의 산업도 수출에 위험 신호가 켜졌다.

대한상의는 “가전, 반도체, 자동차 등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이른다”며 “이 업종들의 수출 채산성 악화는 한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 규모별 환율 마지노선은 대기업이 1076.1원인 반면 중소기업은 1090.4원으로 나타나 중소기업일수록 원화 강세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대기업의 75%는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 환위험 회피 등 재무적 대응, 결제통화 변경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지만 중소기업은 ‘별 다른 대책이 없다’는 응답이 52.7%를 차지했다.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이미 피해를 본 기업은 전체의 57.6%였고, 피해 유형으로는 이미 수출계약을 한 물량에 대한 환차손 발생이 76.4%(중복 응답)로 가장 많았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가전 석유#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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