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소셜타이징(소셜네트워크+광고)으로 진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0일 03시 00분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만들고 유통까지 알아서 척척

‘광고’의 사전적 의미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활동’이다. 그러나 최근 광고업계에서는 이런 의미를 뛰어넘는 광고가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가 단순히 정보를 받는 역할을 넘어 광고를 직접 생산하고 유통하도록 하는 ‘참여형 광고’가 인기를 끌고 있다. 광고업계에서는 이를 가리켜 ‘소셜타이징’이라고 일컫는다. ‘사회적 관계(Social Network)’와 ‘광고(Advertising)’를 결합한 용어다.

최근 국내외에서 높게 평가받은 광고 중에는 소셜타이징 사례가 적지 않다. 올해 칸 국제광고제에서 수상한 코카콜라의 싱가포르 광고는 한 대학에 ‘Hug me(안아주세요)’라고 쓴 자동판매기를 등장시켰다. 이 자판기를 안으면 콜라가 나온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한두 명이 해보지만 점점 많은 사람이 자판기를 끌어안았다. 광고는 자판기를 안으며 행복해하는 일반인들의 표정을 그대로 담았다. 사람들은 실제 이 자판기를 촬영해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자판기 한 대만으로 일반인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낸 것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인기를 끈 한국맥도날드의 ‘빅맥송’ 광고가 대표적이다. 소비자들이 빅맥송을 부르는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리도록 했고, 재미있는 영상은 실제 광고에 쓰였다. 캠페인 기간에 1만여 편이 넘는 빅맥송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올 만큼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 광고 역시 칸 국제광고제에서 상을 받았다.

‘빠름빠름’ 광고로 올해 대한민국 광고대상을 수상한 KT도 ‘WARP 스타워즈’ 광고와 가수 버스커버스커의 손그림이 등장하는 광고에 이은 세 번째 WARP 캠페인으로 인터넷 손수제작물(UCC)을 활용한 광고를 내놨다.

KT가 최근 선보이는 WARP 광고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소셜타이징으로 평가받는다. 이 광고는 노래 가사 같은 구체적인 메시지 없이 오직 ‘빠름’이라는 주제에 맞는 영상이라면 뭐든 사용한다. 어린아이가 계단에 배를 깔고 2층에서 1층으로 순식간에 미끄러져 내려오는 영상, 아빠가 어린 딸이 다른 곳을 쳐다보는 사이 푸딩을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는 영상 등 일반인이 만든 영상이 웃음을 자아낸다. 유튜브 등에 이미 게재된 영상 중에서 ‘빠름’이라는 콘셉트에 맞는 영상을 찾아낸 것이다. KT는 홈페이지에서 일반인 UCC를 공모하고 있다. 우수작은 시상하고 실제 광고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최근 우수작으로 꼽힌 UCC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교사 몰래 잽싸게 빵과 도시락을 먹는 모습을 담았다.

신훈주 KT 상무는 “모바일 기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발전으로 소비자가 직접 정보를 만들고 공유하기가 쉬워졌다”며 “수많은 광고 중에서 소비자의 기억에 남으려면 기업이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광고가 소비자 주도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기업들이 소비자를 제품 기획과 개발에 참여시키는 것처럼 광고 제작과 전파 활동에도 참여시킨다는 얘기다.

안광호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구전 활동을 하기 때문에 기업은 적은 비용으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소셜타이징#소셜네트워크#광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