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주요 정치 테마주의 대주주가 지분 매각에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최대주주의 전량 매도로 주가가 폭락했던 미래산업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20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된 써니전자의 곽영의 회장은 14∼19일 보유주식 62만6800주를 처분했다. 곽 회장이 주식을 매도해 현금화한 금액은 약 24억2000만 원이다.
써니전자의 최대주주이자 곽경훈 대표이사의 부친인 곽 회장은 16일 8만1800주, 19일 35만 주를 각각 3억2000만 원, 12억2500만 원에 장내 매도했다. 앞서 14, 15일에도 모두 19만5000주를 매각해 8억7400만 원가량을 현금화했다.
이달 들어 친인척의 주식 매도도 잇따랐다. 곽 대표이사의 모친인 김정자 씨는 5일과 13일 각각 1만 주와 24만 주를 처분해 14억2000만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곽 대표이사의 여동생인 곽은아 씨는 5∼15일 34만 주를, 곽선아 씨는 20만 주를 장내 처분했다. 이로써 대표이사의 친인척으로 구성된 대주주가 이달에 처분한 주식만 141만6800주에 이른다.
같은 기간 써니전자의 주가는 반 토막 났다. 1일 종가 기준 6100원이던 주가는 20일 319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써니전자는 대표이사가 안랩(옛 안철수연구소) 출신이라는 소문이 퍼지며 지난해 말 3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8월 1만1500원까지 치솟았다. 곽 회장 부부는 테마주 거품이 꺼지며 주가가 지지부진하던 9월에도 45만6800주를 장내 매도해 33억7500만 원을 챙긴 바 있다.
써니전자 관계자는 “최대주주들이 앞으로도 주가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 예상해 주식을 처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말은 못 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맘고생도 심하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미래산업 사례처럼 실적과 관계없이 수급만으로 주가가 형성되는 테마주는 최대주주의 주식 매도가 주가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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