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경제뉴스]담보 부족 中企에 자금수혈 ‘정책자금’ 효과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6일 03시 00분


신생 벤처 울리는 은행의 대출 바리케이드 <동아일보 2012년 9월 25일자 B1면>

《 은행들의 대출 문턱이 높다 보니 신생 벤처기업들은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받을 수 있는 정책자금을 타내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올 3월 청년창업자금 신청에 1194명이 몰리자 서류와 프레젠테이션 전형을 거쳐 이 중 199명을 탈락시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자금 지원과 컨설팅을 병행하는 벤처캐피털이나 에인절(angel) 투자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신생 벤처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

:: 이게 궁금해요 ::

국내 중소기업들은 일부 우량 중소기업을 제외하고는 늘 자금을 조달하기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력 하나만 믿고 새로 출범한 신생 중소기업들은 돈을 빌리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렵다고 하소연합니다. 시중은행들이 대출해준 돈이 부실해질 위험을 낮추기 위해 신용등급이 높은 중견기업에는 돈을 잘 빌려주지만 중소기업에는 대출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나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에는 정책자금 이외에 다른 자금조달 창구는 없는 것일까요? 정책자금을 제공하면 과연 중소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 중소기업 정책자금의 필요성

금융시장에서 중소기업에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지 않는 것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시장실패(market failure)’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재무제표와 최고경영자(CEO) 특성 같은 정보가 원활하게 제공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 중 일부는 대출을 받지만 일부는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이때 대출을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더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해도 금융회사는 대출을 거절하기도 합니다. 금융시장에서 금리에 따라 효율적으로 자금이 공급되지 못하는 상황을 시장실패라고 합니다. 시장실패는 금융회사와 중소기업의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 때문에 일어납니다.

금융회사는 일반적으로 우량한 기업에 돈을 빌려주려고 합니다. 그런데 우량기업은 돈을 잘 빌리려 하지 않고 오히려 부실한 기업이 번지르르하게 포장을 해서 대출을 신청합니다. 이럴 때 금융회사는 부실기업에 대출을 하는 사례가 일어납니다. 이를 역선택이라고 합니다.

도덕적 해이는 금융회사들이 대출 손실을 줄이고 안정적 수익을 올리기 위해 담보가 있는 중소기업에만 대출하려고 할 때 발생합니다.

○ 중소기업 정책자금이란?

정부는 이러한 시장실패를 보완하고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들에 자금이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직접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정책자금이지요.

중소기업 정책자금은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등이 예산이나 공공기금 등을 재원으로 중소기업에 시장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하거나 투자하는 돈입니다. 정책자금은 한국은행의 총액한도대출, 신용보증기관을 통한 지원, 정부가 금융회사에 자금을 맡겨 빌려주는 대리대출, 중소기업진흥공단을 통한 직접대출 등의 방법으로 제공됩니다.

국내에서 중소기업에 정책자금을 지원하기 시작한 시점은 중소기업은행을 세우고 중소기업 의무대출비율제도를 도입한 1960년대부터입니다. 1980년대에 들어 한국 경제가 고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균형성장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중소기업 진흥기금을 설치하는 등 재정기금을 이용한 정책자금 지원이 본격화됐습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12년 정책자금(잔액기준)은 88조5000억 원으로 전체 중소기업 자금규모 520조5000억 원 중 17.0%에 이릅니다.

정책자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신용보증과 기술보증에 의한 지원입니다. 특히 기술보증은 담보력이 부족한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심사해 기술보증서를 발급함으로써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특히 사업 위험이 크지만 성장 잠재력이 높은 벤처기업은 기술보증 정책자금으로 크게 활성화됐습니다. 벤처업체 수는 1998년 2042개에서 2011년에는 2만6148개로 크게 늘었죠.

○ 정책자금은 중소기업을 발전시키나

중소기업 정책자금 지원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립니다. 일부 연구기관에서는 민간금융시장을 이용하기 어렵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들에 정책자금을 지원함으로써 경영성과가 향상되고 기업경쟁력도 높아졌다고 주장합니다. 반면에 일부 다른 연구기관에서는 정책자금의 지원성과가 부진하고 지원규모가 지나쳐 도움 받은 기업의 경영에 오히려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전준모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전준모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현행 중소기업 정책자금 지원은 효율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도 많습니다. 정책자금의 지원항목 및 대상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포괄적으로 설정돼 있어 많은 기업들이 중복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일종의 역선택 상황이 발생하는 것으로 정책자금의 본래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다른 중소기업이 써야 할 자금을 모자라게 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책자금의 지원규모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인 집행이 더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 이것도 알아 두세요! - 중견기업

중기와 대기업 사이 자기자본 1000억 이상인 기업 ▼

중견기업은 중소기업기본법상 최근 3년 평균 매출액이 1500억 원 이상이거나 자기자본금이 1000억 원 이상인 기업을 말합니다. 중소기업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직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한 기업을 중견기업이라고 부릅니다. 종업원 수가 1000명 이상, 자기자본이나 매출액이 1000억 원 이상, 자산총액이 5000억 원 이상이면 중소기업을 졸업했다고 봅니다.

중견기업은 중소기업보다는 탄탄한 구조를 갖췄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능력도 뛰어나다고 평가합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 국내 중견기업은 1291개로 전체 기업 수의 0.04%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일자리는 80만1000개로 전체 일자리의 8.0%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중견기업에도 그늘이 있습니다. 중소기업을 졸업하고 중견기업이 되면 모두 32개의 새로운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견기업이 되기를 꺼리는 ‘피터팬 신드롬’이 중소기업 업계에 형성돼 있다고 합니다.

■ 풀어봅시다

◇이번 주 문제

첨단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중소기업을 ○○기업이라고 합니다. 실패할 위험이 높지만 성공하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많은 창의적인 젊은이들이 꿈꾸고 있습니다. 다음 중 ○○에 들어갈 낱말을 골라 입력해주세요.

①적자 ②벤처 ③토착 ④전통

◇응모방법

▶퀴즈 응모하러 가기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정답 입력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동아닷컴 기존 회원이면 바로 로그인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세요.

◇응모 마감 및 당첨자 발표

△응모 마감: 28일(수) 오후 5시

△시상: 추첨을 통해 정답자 1명을 선발해 ‘갤럭시노트 10.1’(와이파이 전용·사진) 1대를 상품으로 드립니다.

△당첨자 발표: 12월 3일(월) 동아경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economy)에 게재합니다.

※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중소기업#정책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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