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총수가 가졌던 계열사 임원 인사권과 사업 결정권을 각 계열사의 이사회에 넘기기로 했다.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 역할과 그룹의 해외 동반 진출 등 일부 업무에 집중하는 이른바 ‘특수관계인 자격의 전문경영인’ 역할만 맡는다.
SK그룹은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아카디아연수원에서 최 회장과 그룹 전 계열사의 경영진 및 이사회 멤버들이 참석한 가운데 임원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새로운 그룹 경영체제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지난달 말 ‘따로 또 같이 3.0’ 경영을 선언하고 그룹 지주회사와 계열사 간의 역할 분담을 논의해 왔다. SK그룹은 지주회사의 권한 가운데 재무관리를 제외한 모든 부문을 각 계열사에 넘기기로 했다.
해외 공동 진출과 대외 홍보, 사회공헌, 인재 육성 등 그룹 계열사의 공동보조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일에 대해서는 부회장단 산하에 위원회를 6개가량 두어 의사 결정을 할 계획이다. 각 위원회에 참여할지는 각 계열사가 알아서 판단하게 된다. 각 위원회의 위원장은 계열사 대표들이 참여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선임될 예정이다. 최 회장은 글로벌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것 외에는 그룹 경영에서 대부분 손을 떼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SK 계열사들은 최근 이사회를 각각 열어 이 같은 그룹 경영체제에 합류할지를 스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별 판단을 26일 세미나에서 공유하고 새로운 형태의 그룹 경영을 공식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재계에선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총수 경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경제민주화 바람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SK그룹 측은 “경제민주화 논의가 시작되기 한참 전인 2007년경부터 고민해온 문제”라며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그룹 경영의 장점은 살리되 총수 경영의 문제점은 보완하는 경영체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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