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와 중국인 관광객 효과로 제주 경제가 ‘나 홀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다른 지역들이 불황에서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도둑 대문 거지’가 없는 ‘삼무(三無) 제주’가, ‘도둑 대문 거지’에 더해 ‘불황’까지 없는 ‘사무(四無) 제주’가 됐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당초 제주는 주로 관광이 지역경기를 떠받치면서 ‘주말 경기’라는 한계 속에 갇혀 있었으나 지난해부터 서귀포시에 국제학교가 잇따라 문을 열면서 ‘평일 경기’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제주가 호경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가 세금 징수액이다. 국세청은 9월 말까지 제주에서 전년 동기 대비 1185억 원(34.9%) 늘어난 4569억 원의 국세를 징수했다고 밝혔다. 제주를 관할하는 부산지방국세청의 박인기 징세과장은 “세수는 곧 경기를 반영한다”라며 “국제학교 학생과 그 가족, 중국인 및 내국인 관광객 등이 제주를 ‘주말 경제’에서 ‘상시 경제’로 탈바꿈시켰다”라고 말했다.
자녀를 국제학교에 보내기 위해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부유층이 늘면서 고급 수입자동차 판매량도 1년 사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2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제주의 수입차 판매 실적은 2011년 241대에서 올 들어 10월 말까지 14.5배인 3493대로 급증했다. 제주로 유입되는 학생과 학부모, 관광객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각종 학원과 병원도 늘고 있다. 2010년까지 매년 5곳 남짓 증가하던 병원은 지난해 14곳이나 증가했다.
한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서귀포시에 있는 국제학교 3곳의 해외 유학 대체효과가 올 한 해 971억 원이고 2015년부터는 매년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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