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김수연 기자의 좌충우돌 부동산]동탄2신도시 동시분양 현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8일 03시 00분


주말마다 본보기집 긴 행렬… 기대-질투 한몸에

22일 동탄2신도시 '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분양현장에서 김수연 기자(왼쪽)가 분양상담사에게 단지 입지조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번에 동시분양하는 동탄2신도시 아파트는 KTX 동탄역에서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22일 동탄2신도시 '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분양현장에서 김수연 기자(왼쪽)가 분양상담사에게 단지 입지조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번에 동시분양하는 동탄2신도시 아파트는 KTX 동탄역에서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 “우리나라에 이렇게 집 사고 싶은 사람이 많은지 몰랐어.”

요새 제가 자주 하는 혼잣말입니다. 부동산경기는 침체에 빠졌다고 하는데 떠오르는 신도시 분양현장은 인파로 북적이거든요. ‘좌충우돌 부동산’을 쓰느라 분양현장을 다녀보면 발품 팔아 지방까지 내려와서 집을 둘러보는 사람들이 적잖습니다. 22일 찾은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 현장은 평일 낮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주차장이 차들로 붐볐습니다. 주말이 되면 동탄2신도시 본보기집을 찾는 방문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답니다. 》

주차장 사이사이에 중개인들이 서서 전단지를 나눠줍니다. 일단 맨 뒷장에 큼지막하게 적힌 ‘분양가 안내표’가 눈에 띄네요. 시범단지에서 분양하는 건설사는 9개나 됩니다. 이 중 어느 건설사의 아파트가 가장 비쌀까요? 한화건설의 ‘꿈에그린 프레스티지’입니다. 전용면적 84m²인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억6670만 원대에 이릅니다. 타사 중 가장 낮은 곳은 3억3090만 원이더군요. 역시 한화건설이 짓는 128m² 복층 펜트하우스의 가격은 최고 7억3110만 원이나 합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값이 비싼 이유를 “시범단지에 들어선 아파트 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건설사가 시공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골프장 잔디에 뿌리는 농약이 입주민들에게 해로울 것이라는 말도 있던데요?”

본보기집을 안내해준 꿈에그린 분양팀 김희주 과장에게 돌발질문을 던졌습니다. “분양경쟁이 과열돼 있다는 증거”라고 김 과장이 대답합니다. 9개 건설사가 동시 분양을 하다 보니 각 건설사의 상담사들이 다른 회사를 비방 선전해 골치가 아플 정도라네요. 동시 분양은 아파트별로 중복 청약신청을 할 수 없어서 경쟁이 더 치열한가봅니다.

어느 본보기집을 가건 ‘역세권’이라고 자랑 일색입니다. 2015년 초 개통 예정인 KTX 동탄역을 이야기합니다. 일부 본보기집에서는 상담사들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도 놓일 수 있다고 자랑하던데 아직은 섣부른 얘기입니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없으니까요. 건설사 금성백조의 현준용 부장은 “사실상 시범단지는 어디든 역세권”이라고 간단히 정리해 말합니다. 그러니 다른 장점들을 꼼꼼하게 비교분석하고 구매결정을 하라고 조언하네요.

그런데 들썩들썩한 동탄2신도시 때문에 애꿎은 동탄1신도시 집주인들은 울상이 됐습니다. 동탄2신도시 분양가를 본 사람들이 1신도시의 ‘헌집’을 사느니 2신도시의 ‘새집’을 사겠다고 너도나도 얘기한다는 겁니다. 1신도시에서는 1년 전 108m² 기준 3억8000만 원이던 집값은 3000만 원 정도 떨어진 상태라네요. 매매호가는 뚝 떨어지고 전세금만 1억8000만 원에서 2억6000만 원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의 분양 성패는 앞으로 국내 최대규모의 신도시인 동탄2신도시 전체의 성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박명수 부장은 “시범단지 분양이 성공하느냐 마느냐가 뒤이은 산업·상업 용지 분양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기대 반 걱정 반’의 표정을 지었습니다.

기대와 질투를 한몸에 받고 있는 동탄2신도시. 일부 실수요자들은 현재 분양중인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와 비교하며 구매결정에 애를 먹는 모습도 보입니다. 일단 인터넷에서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광교 선호가 더 우세하네요. 서울에서 조금이라도 더 가깝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이제 막 분양을 시작한 동탄2신도시를 좀 더 관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요. 자족기능을 갖춘 국내 최대 도시라는 이곳의 앞날을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동탄2신도시#본보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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