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장년이 노인이 되었을 때는 이곳 풍경과는 다르리라. 교양 있고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인생의 말년을 보내게 되리라. 하지만 품위 있고 아름다운 노년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곳 노인들의 외롭고 쓸쓸한 노후를 바라보며 오늘의 장년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내일, 스산한 바람 불어오는 갈대밭에 서서 허송세월을 후회하는 노년이 되지 말라고.” 교사와 잡지사 기자로 생활하다 실비 노인요양시설에 들어가 10년 남짓 생활을 하고 나온 저자 이정옥 씨가 ‘반만 버려도 행복하다’(동아일보사) 서문에 쓴 글이다.
저자는 요양시설에서 다양한 계층과 성격의 노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품격 있는 노년생활을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그 깨달음을 미래의 노인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썼다고 한다.
노년이 외로운 것은 누구 탓인가. 외로움을 극복하는 힘은 어떻게 길러지는가. 노인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 어떤 것이 진정한 자녀 사랑인가. 노년의 홀로서기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노인은 왜 인색해지기 쉬운가. 왜 염려가 많은가. 저자는 노년에 당하게 되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생각도 밝히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노후에 혼자되었을 때의 주거 형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녀와 가까운 곳의 독립공간에서 살고 싶다’라는 대답이 45%, ‘노인 전용시설에서 살고 싶다’라는 응답이 31%를 차지했다. 80% 가까이가 자녀와 따로 살기를 희망한 것이다. 인생 100세 시대를 맞아 앞으로 혼자 사는 노후는 주요한 삶의 형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누구나 언젠가는 ‘나홀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물론 노년을 홀로 보내는 일은 외롭다. 인생이 그렇듯 노년도 좀처럼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저자는 예비 노인들에게 품위 있는 노년을 위해서는 젊은 시절부터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중에서도 과거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외로움에 견디는 능력, 즉 고독력을 키우는 데 힘쓰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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