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백조의 호수’에서 혁신경영 힌트 찾아보세요”

  • Array
  • 입력 2012년 12월 4일 03시 00분


■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이 최근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한국씨티은행빌딩에서 여성 중간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발레단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적인 리더십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이 최근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한국씨티은행빌딩에서 여성 중간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발레단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적인 리더십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발레리나는 축구선수만큼 강인한 체력과 프로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49)은 최근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한국씨티은행빌딩에서 ‘발레에서 배우는 경영’을 주제로 열린 강연회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하는 것은 축구 경기 전·후반을 선수 교체 없이 치르는 것과 비슷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발레는 몸짓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술인 만큼 아무리 힘들어도 인상을 쓰면 안 되고, 무대 위에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공연을 계속해야만 한다”며 “부상당하면 경기 도중이라도 들것에 실려 나가는 축구선수보다 강인한 프로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레리나 출신인 문 단장은 2002년부터 유니버설발레단을 본격적으로 경영해온 최고경영자(CEO)이다. 최근에는 한국발레협회로부터 ‘발레CEO상’을 수상했다.

그는 “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정원 가꾸기와 비슷하다”며 ‘정원론’을 폈다. 그는 “식물마다 물과 비료, 햇빛의 필요량이 다르듯 조직 구성원도 마찬가지”라면서 “리더는 구성원에 따라 무엇이 더 필요한지 살피고, 필요한 점을 보강해줘 이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은) 무조건 지시하기보다 구성원에게 선택권을 주고 이들을 존중하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혁신은 핵심적인 것은 살리되 수단이나 표현을 달리해 창의성을 발현시키는 방식으로, 대표적인 예가 영국의 안무가 매슈 본이 연출한 백조의 호수다.

그동안 공연돼온 백조의 호수는 대개 왕자가 백조와 흑조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백조를 마법에서 구해주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토대로 상체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고전적인 안무로 연출됐다. 하지만 본이 연출한 백조의 호수는 여성 백조 대신 남성 백조가 등장해 동성애를 다루는 파격을 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중국에서도 발레리나가 발레리노의 어깨 위에 서서 춤을 추는 등 서커스를 발레에 접목한 퓨전 발레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 뮤지컬인 ‘심청’도 마찬가지다. 심청은 몸짓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발레의 핵심 가치를 살리면서도 토슈즈 대신 꽃신을 신고 나와 한국적인 스토리를 융합하는 방법으로 1986년 첫선을 보인 뒤, 10개국 40개 도시에서 150여 회 공연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그는 “발레가 서양의 예술이지만 한국적인 것을 덧대는 혁신성을 발휘하면 ‘발레 한류’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문훈숙#리더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