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핫 이슈]소비자 단체 “체크카드 수수료율 내려라” 압박하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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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1.5∼1.9%… 美-英보다 2∼6배 높아

국내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외국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카드사들은 지난해 3월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이미 한 차례 낮췄고 외국과의 단순 비교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하고 있다.

○ 신용카드 수수료율에 버금가는 체크카드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삼성, 롯데, 비씨, 하나SK, 현대 등 대형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평균 수수료율은 영세가맹점이 1.0%, 일반가맹점이 1.5∼1.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비용 등이 더 들어가는 신용카드 수수료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특히 일부 업종에서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수수료율 차이가 거의 없다. KB국민카드가 유류판매 업종에 적용하는 수수료율이 신용카드는 2.0%이고, 체크카드는 1.9%이다. 또 백화점과 슈퍼마켓에 대한 수수료율도 신용카드는 2.1%와 2.0%로, 체크카드는 1.7%로 부과하고 있다. 이 밖에 유통업과 상품권에 대한 수수료율이 신용카드는 1.85%, 체크카드는 1.75% 수준이다. 다른 카드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에 소비자 단체들은 “신용카드는 카드사가 미리 돈을 내고 나중에 돌려받는 구조로 관리비용 등이 필요하지만 체크카드는 이런 비용이 없다”며 수수료를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부가서비스도 신용카드에 비해 많지 않아 수수료를 높게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외국과 비교해서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수수료율이 신용카드는 2.0%인 데 비해 체크카드는 0.7%에 불과하다. 또 영국(신용카드 1.65%, 체크카드 0.3%)과 독일(1.75%, 0.3%)도 수수료율 격차가 크다. 반면 한국은 올해 1월 기준으로 신용카드(1.93%)와 체크카드(1.23%) 평균 수수료율이 비슷하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보다 2∼10배 높지만 국내에서는 수수료율 간에 차이가 크지 않다”며 “정부가 체크카드 장려 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향후를 대비해 점진적으로 수수료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카드업계 “체크카드 수수료 높은 편 아니다”

카드업계는 이에 대해 “외국의 카드업계 시장 구조가 우리와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한다. 선진국은 카드 발급사와 매입사가 구분된 구조이지만 한국은 발급사와 매입사가 통합된 형태라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카드사 회원들에게서 계좌관리 수수료를 별도로 받는 등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비용이 있고 국내 카드사들은 결제대행사(VAN) 관련 비용 등을 추가로 물어야 된다”며 “이런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국내 체크카드 수수료가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부도 카드업계의 주장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장은 “해외와 비교하기에 시장 구조가 다르고, 지난해 3월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했다”며 “국내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를 많이 주는 만큼 수수료율을 낮추려면 소비자들이 부가서비스 혜택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체크카드#수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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