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7일 부사장 48명, 전무 102명, 상무 335명 등 485명 규모의 정기 임원 승진인사를 실시했다. 전체 승진 규모는 지난해(501명)보다 줄었지만 역대 최대의 상무 승진인사를 해 세대 교체에 속도를 냈다. 승진 연한을 뛰어넘어 발탁된 임원도 74명으로 역시 사상 최대였다.
재계는 삼성의 임원 인사에 대해 “성과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점 외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에 맞춰 ‘젊은 삼성’으로 변신하려는 노력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조인하 삼성전자 부장은 38세 여성으로, 2회 연속 발탁 승진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3월 승진 연한보다 2년 빨리 부장으로 진급한 데 이어 9개월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에서 부장이 상무로 승진하려면 최소 4년이 걸린다. 1996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2007년 차장 시절 삼성전자 최초의 TV 영업 여성 해외주재원으로 선발돼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했다. 올해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중남미마케팅 담당으로 중남미 TV시장 점유율 1위(36%)를 달성했고 매출도 전년보다 12% 성장시키며 기대에 부응했다.
류제형 삼성전자 제조기술센터 수석(부장)도 38세의 젊은 나이에 상무로 승진했다. 제조기술 전문가인 그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발열 문제를 개선하는 등 제조 혁신을 통해 원가 절감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역시 부장 승진 9개월 만에 발탁됐다.
올해 최고의 실적을 낸 삼성전자 DMC(완제품) 부문은 그룹 전체 임원 승진자의 34%에 해당하는 167명이 승진했다. 특히 휴대전화 세계 1위를 달성한 무선사업부는 개발, 마케팅 분야 주요 임직원이 대거 승진했다. 스마트폰 개발을 책임진 전무급 임원들은 승진 연한보다 1년 빨리 부사장이 됐다. 하드웨어 분야의 노태문 송현명 부사장,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은 김병환 김희덕 부사장, 마케팅의 이영희 부사장 등이 주인공이다. 이 부사장은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적인 론칭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승진한 심수옥 부사장에 이어 삼성전자의 두 번째 여성 부사장이 됐다.
이번 인사에서 여성과 외국인도 대거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여성 승진자는 총 12명으로 2011년 7명, 2012년 9명보다 늘었다. 삼성전자 유미영 오시연 김경아 부장 등이 2년 먼저 승진했다. “여성을 중용하겠다”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임원 승진자도 9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일본 소니 출신인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팀 백스터 부법인장(전무)은 미국에서 삼성 TV의 제2 전성기를 일군 공로를 인정받아 첫 외국인 본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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