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국인 비중 34%… 금융위기 이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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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7일 03시 00분


올해만 16조원어치 사들여… 원화 강세 등 수출엔 악영향

최근 외국인투자가들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기준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은 1265조3707억 원으로 이 중 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은 413조2987억 원(32.66%)이었다. 외국인 비중은 코스피시장에서 33.95%, 코스닥시장에서는 8.35%였다.

2004년 40%를 넘어섰던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 투자 비중은 2008년 금융위기로 크게 줄어들면서 2009년 초에는 27%대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국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통화 공급을 늘리면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찾자 상대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은 국내 주식시장으로 외국인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지난달 29일부터 12거래일 연속으로 2조3622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외국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만 16조1121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증권업계는 최근 코스피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도 불구하고 2,000 선을 회복한 것도 외국인들의 유입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채권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외국인들의 채권 순매수 금액은 9월 2조8470억 원에서 10월 3조470억 원, 지난달에는 3조3950억 원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 보유액은 지난달 말 88조9000억 원에 이르러 지난해 말의 83조270억 원보다 7.1% 늘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투자자금이 단기 투자에 집중돼 있어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다시 어려워져 외국 금융회사들이 투자자금을 일시에 회수하면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큰 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른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으로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하면서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높아지면 대외 악재에 대한 민감도도 높아진다”며 “특히 미국과 유럽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크지 않으면 단기에 자금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코스피#바이 코리아#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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