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Champion]“수능교육 한눈 안팔아… 평생교육 한우물 팔것”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7일 03시 00분


금융관련 E-러닝 전문업체 ‘유비온’ 임재환 사장

임재환 유비온 사장(오른쪽)은 “대학 입학 후나 입사 후에도 보고 배울 수 있는 평생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비온은 1000여 개의 교육 영상을 제공하고 있으며 신촌, 경기 부천 등 오프라인 센터 외에 서울 구로구 본사에도 영상 제작 스튜디오를 만들어 신속한 영상 업데이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비온 제공
임재환 유비온 사장(오른쪽)은 “대학 입학 후나 입사 후에도 보고 배울 수 있는 평생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비온은 1000여 개의 교육 영상을 제공하고 있으며 신촌, 경기 부천 등 오프라인 센터 외에 서울 구로구 본사에도 영상 제작 스튜디오를 만들어 신속한 영상 업데이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비온 제공
“우리는 평생교육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 것입니다.”

E-러닝(온라인교육) 전문회사 유비온의 임재환 사장(43)은 회사가 아무리 성장해도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능용’ 콘텐츠 사업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유비온은 재무·금융과 관련된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 현재 은행 재무설계사(FP), 재무분석사(CFA) 등 수험생을 위한 강의부터 파생상품, 세제 등 일반 금융 강의까지 1000여 종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임 사장은 “국내 교육 시장은 지나치게 대입에만 초점을 맞춘 비정상적인 구조”라며 “대학 입학 후나 취직 이후에도 사람들이 끊임없이 보고 배울 수 있는 평생교육 콘텐츠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제한된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입시교육 시장과 달리 평생교육 시장은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 금융·재무 ‘한 우물 파기’ 전략으로 경쟁력 확보

중소기업에서 재무를 담당했던 임 사장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회사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금융과 관련된 교육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는 “업무상 많은 국내 금융인을 만나면서 그들의 부족한 역량이 위기를 자초한 면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입사 후에도 금융 관련자들이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2000년 회사를 세웠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은 초고속인터넷망의 보급과 맞물려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가 늘어나던 시기. 유비온은 금융·재무 관련 콘텐츠만 제공하는 ‘한 우물 파기’ 전략으로 기업 인지도를 높였다. 오프라인 학원을 기반으로 둔 경쟁업체들과 달리 처음부터 온라인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시작한 것도 유비온만의 강점이었다. 임 사장은 “사업 초기에 부수적인 지출을 줄이고 웹사이트 구축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경쟁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유비온은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한 2003년부터 원활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서울 신촌, 경기 부천 등에 오프라인 센터를 세우기도 했다.

강의 분야별로 각각의 브랜드를 만들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위험도 피했다. 하나의 브랜드로 영상을 제공할 경우 인지도 구축에는 좋을 수 있지만, 실적이 부진하면 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 유비온은 현재 CFA 등 수험용 강의 영상을 제공하는 ‘와우패스’ 외에도 부동산교육 관련 ‘랜드스쿨’, 사내 교육용 영상을 제작하는 ‘유비온’, 공무원시험 준비생을 위한 ‘고시닷컴’ 등 총 4개의 교육 브랜드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연간 이용 회원은 16만 명(콘텐츠 구매 기준) 수준이다. 유비온의 지난해 매출은 약 185억 원이며 올해는 21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폰 열풍도 유비온에 기회가 됐다. 임 사장은 “현재 스마트 기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유비온의 모든 영상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정기 대졸공채 통해 인재 충원”

유비온은 회사 설립 12년 만인 올해 처음으로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했다. 정기적인 채용을 통해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충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임 사장은 “애초 예상과 달리 10명 채용에 300∼400명의 지원자가 몰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며 “정보기술(IT)에 기반한 교육사업을 하다 보니 이·공대생은 물론이고 문과대생의 지원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정기 대졸 공채를 계속할 계획이다.

한국어로 된 영상을 제공하는 업체의 특성상 해외 진출 계획이 없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유비온은 남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남미는 브라질을 제외한 전 국가가 스페인어를 사용해 스페인어로 된 교육영상만 있으면 수출 대상 지역이 넓다는 이야기다. 최근 세계를 휩쓴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열풍도 남미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도 보탰다. 임 사장은 “교육도 일종의 문화라 서로 적용할 수 있는 접점이 많다”며 “케이팝을 통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남미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국내의 교육 문화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임재환#유비온#평생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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