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은 18일 서울 중구 명동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ING생명 한국법인을 인수를 두고 이례적으로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5명, 반대 5명, 기권 2명으로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7명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KB금융은 비(非)은행 계열의 수익을 다각화하기 위해 올해 7월 ING생명 한국법인의 입찰에 참여해 9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었다. 하지만 일부 사외이사는 내년 경기가 불확실한 데다 저금리로 보험업 업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반대했다. 금융당국이 대형 인수합병(M&A)에 따른 건전성 악화 우려를 들어 인수에 부정적인 신호를 보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KB금융은 “이사회가 새 수익원 창출을 위한 보험사 인수 필요성은 공감했지만 서민·중소기업 지원을 비롯한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5일 열린 이사회에서도 KB금융은 인수 가격을 당초 협상 가격(2조6000억∼2조7000억 원)보다 낮은 2조2000억 원으로 제시했지만 사외이사들은 반대 의견을 고수했었다.
금융계는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끝나 가면서 ‘MB맨’으로 꼽히는 어윤대 KB금융 회장의 리더십이 약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어 회장이 ING생명의 한국법인 인수를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사외이사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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