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통령 선거 직후 1년간 주식시장은 ‘단기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대통령 취임 직후 쏟아내는 경기 부양책이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개 정부 취임 첫 해 코스피는 평균 28.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대통령별로 살펴보면 13대 노태우 대통령이 취임한 1988년 코스피가 72.8%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피는 김영삼 대통령 26.1%, 김대중 대통령 52.4%, 노무현 대통령 29.3% 등으로 각 대통령 취임 첫 해에도 예외 없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첫 1년간 코스피가 37.6% 떨어졌지만 이듬해 46.5% 오르며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대통령 취임 첫 해에는 대외 여건과 관계없이 대선 자체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김대중 정부와 이명박 정부는 아시아 금융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극단적인 악재를 맞고도 대선 이후 주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했다”며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또 새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발표하는 각종 경기부양책도 증시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노태우 대통령의 ‘산업구조 개편’, 김영삼 대통령의 ‘신경제 5개년 계획’, 김대중 대통령의 ‘외국인 주식 투자 한도 철폐’,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경제 허브’, 이명박 대통령의 ‘녹색성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새 대통령 취임으로 선거 기간 중 나타났던 정책적 불확실성이 걷히며 투자를 보류했던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뛰어드는 것도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업종별로는 국내 설비투자와 관련된 주식과 내수주의 상승폭이 컸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선 영향으로 인한 주식시장 반등은 일시적이라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최광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연초 주가가 반짝 상승한다 해도 결국 대외 변수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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