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조인’ 26일 출격… “카톡, 한판 붙자”

별도가입 없이 앱 다운로드… 유료요금 거부감이 변수
내년 5월까지 무료 서비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26일 스마트폰으로 음성통화, 문자, 채팅, 파일·영상 공유 등을 할 수 있는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RCS) ‘조인’을 선보인다. KT 직원들이 조인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카카오톡’에 빼앗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준비해 온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RCS) ‘조인’이 26일 선을 보인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이날부터 RCS 조인을 시범 서비스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각 이동통신사의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에서 조인 앱을 내려받으면 된다.

▶본보 7일자 B5면 통신사版 카톡, 모바일 메신저 판도 바꿀까

RCS는 가입한 통신사, 단말기 종류에 관계없이 음성통화, 문자, 채팅, 파일·영상 공유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올해 초 세계 220개 통신사와 휴대전화 제조사 등이 참여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GSMA)에서 공개한 것으로, 조인이라는 명칭도 모든 통신사가 공통으로 사용한다.

조인은 기본적으로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비슷하다. 주소록에 등록한 지인들의 생일 같은 기본정보나 대화 가능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며 상대방에게 바로 문자, 채팅으로 말을 걸거나 그룹 채팅도 할 수 있다.

카카오톡보다 앞선 서비스도 지원한다. 음성통화 중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상대에게 주변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줄 수 있으며, 최대 100MB(메가바이트)의 파일도 첨부할 수 있다. 또 앱을 내려받은 사용자끼리만 채팅할 수 있는 카카오톡과는 달리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전화로도 채팅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별도의 가입 절차는 없다. 초기에는 삼성전자 ‘갤럭시S3’, LG전자 ‘옵티머스 뷰’와 ‘옵티머스 LTE’, 팬택 ‘베가 EX’ 등 일부 스마트폰에서만 쓸 수 있지만 점차 모든 스마트폰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내년에 출시되는 대다수의 스마트폰에는 조인 앱이 기본으로 탑재될 계획이다.

요금은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부과된다. 채팅 문자요금은 SK텔레콤이 건당 20원으로 정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시범 서비스 기간인 내년 5월 말까지는 문자, 채팅, 실시간 영상 공유 등은 요금을 받지 않는다. 단, SK텔레콤 정액요금제 사용 고객이 이 기간에 조인을 시작하면 평생 문자, 채팅 요금이 무료다. 3세대(3G), 롱텀에볼루션(LTE) 환경에서는 파일 공유 시 데이터 요금을 내야 한다.

이동통신사들이 조인을 내놓으면서 카카오톡 중심의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판도는 크게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GSMA는 전 세계 조인 이용자가 내년 말 1억5000만 명, 2016년 말에는 7억40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동통신사들이 조인을 바탕으로 영화, 음악, 게임 등을 제공하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내놓아 수익 창출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유료 서비스로 결정되면서 이미 카카오톡 등에 길들여진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카카오톡도 데이터를 쓴 만큼 비용이 들기 때문에 무료가 아니다”라며 “사용자가 요금 부담 없이 조인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RCS(Rich Communication Suite) ::

휴대전화에서 제공하는 기존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넘어서는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휴대전화 주소록에 등록한 지인들의 온·오프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주소록에서 곧바로 문자, 채팅으로 상대에게 말을 걸거나 그룹 채팅도 가능하다. 통화 중 동영상이나 사진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