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산업은 흔히 내수(內需) 중심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주유소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지식경제부 발표에 따르면 10월 기준 수출품목 1위는 자동차, 기계, 반도체를 모두 제치고 석유제품이 차지했다. 석유제품의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액 4555억6000만 달러 중 10.2%로, 전년 동기대비 7.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GS칼텍스도 원유수입액의 83%를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으로 만들어 수출해 외화를 거둬들이는 수출 역군이다. 이 회사는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뽑아낸 석유제품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47조9000억 원)의 63%가량이었던 수출 비중은 올해 들어 더 늘어 10월까지 35조6804억 원의 매출액 가운데 23조6370억 원을 수출로 벌어들였다.
덕분에 GS칼텍스는 5일 제49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250억 달러 수출의 탑을 받기도 했다. 250억 달러는 현대자동차 ‘쏘나타’ 125만 대, 초대형 유조선 225척을 수출한 것과 비슷한 규모다. 이 회사는 1983년 2억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한 이래 2000년 100억 달러, 2008년 150억 달러, 그리고 지난해 정유업계 최초로 200억 달러 탑 수상에 이어 올해 250억 달러 수출의 탑 등 관련 기록을 갱신해왔다.
GS칼텍스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비약적으로 수출을 높일 수 있었던 비결은 꾸준한 시설장비 투자와 기술혁신 노력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지상 유전’으로 불리는 고도화시설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GS칼텍스는 하루 6만 배럴 생산 규모의 제3 중질유 분해시설을 준공한 데 이어 내년 완공을 목표로 1일 5만3000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제4 중질유 분해시설 기공식을 열었다. 이 시설이 2013년 완공되면 GS칼텍스는 하루 26만8000배럴의 국내 최대 고도화능력과 국내 최고 고도화비율을 갖추게 된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고도화 설비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지금은 비록 돈이 들더라도 이는 비용이 아니라 성장잠재력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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