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을 하니 자연스레 주방에 있는 시간이 늘었어요. 내 방이 따로 없다 보니 혼자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고 남편과 대화를 나누는 공간도 주방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리는 낙제점인 저도 주방만큼은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은 욕심이 커졌습니다. 그런데 쉽지 않더군요. 남편과 저뿐인데도 왜 이리 짐은 많은 걸까요. 결혼 전에 ‘요리 능력자’를 꿈꾸며 사둔 북유럽풍 그릇이며 딸 시집간다며 친정어머니가 물려준 식기며, 수납장에 빈틈이 없더라고요. 친구들이 결혼 축하선물로 사준 커피머신, 광파오븐까지 두자니 어디에 뭘 놔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깔끔한 주방은 어떻게 꾸밀 수 있을까.’ 한샘의 유보라 연구원을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샘 플래그숍(Flag shop·시범 점포)에서 만나봤어요. 저처럼 요리엔 초보이면서도 살림살이가 많은 주부가 많아서일까요. 유 연구원은 자신의 가전제품부터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냉장고부터 전자레인지 광파오븐 전자밥솥 등 부엌 가전기기 종류와 개수를 정확하게 알아야 ‘수납공간을 얼마나 둬야 할지’, ‘수납장은 어떻게 꾸밀지’ 등을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 다음에는 싱크대 등 주방가구의 배치 유형을 따져봐야 한다고 하네요. 저는 ‘깔끔한 게 최고’라는 생각에 기존 구성 그대로 일자형 싱크대를 꾸몄더니 확실히 수납공간이 부족하더라고요. 유 연구원도 “일자형은 깔끔하긴 하지만 좁은 면적에 가열대, 조리대, 개수대에 수납까지 다 해결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고 하네요.
‘ㄱ’자형도 인기 배치유형 중의 하나랍니다. 개수대 가열대 조리대 위치가 삼각형을 이뤄 주부들이 요리를 하기에 동선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귀띔하네요. 요즘은 ‘ㄷ’자형도 많이들 선택한다고 합니다. ‘ㄷ’자형은 주방과 식사공간 또는 식사공간과 거실 사이를 나눠주는 일종의 칸막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해요.
배치유형을 결정했다면 스타일을 선택해야죠. 주방가구 하면 ‘화이트’를 많이들 떠올리실 텐데요.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데다 좁은 공간을 넓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인지 아직도 신혼부부들에게는 인기입니다. 조금 색다르게 연출하고 싶다면 흰색을 주요 색상으로 선택하되 하부 장의 색깔을 달리하거나 오픈 선반에 원목 색상을 곁들이면 부드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답니다. 요즘은 ‘오픈 선반’이 유행이라고 하죠. 예쁜 그릇, 컵 등을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할 수 있어서인지 아예 상부장 없이 오픈 선반으로 주방을 꾸민 분들도 많이 보이더라고요. 하지만 문제는 ‘청소’입니다. 저처럼 게으른 주부들은 그 먼지를 어떻게 감당할까 싶더라고요. 그래서일까요. 상부장의 일부만 오픈 선반으로 활용하는 디자인도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가격은 전용면적 59m² 아파트를 기준으로 일자형 싱크대 및 주방가구라면 200만 원대, 카운터가 딸린 ‘ㄱ’자형이라면 400만 원대라고 합니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살짝만 변화를 줘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낡은 상판만 바꿔도 주방 분위기가 확 달라지니까요. 일자형 부엌은 40만 원 정도로도 상판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기름때가 잔뜩 낀 후드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지요. 깔끔한 장식후드는 30만 원 선입니다.
공부를 하고 나니 덜컥 일자형 싱크대를 선택하고 살림살이를 들인 게 살짝 후회스러워지네요.^^;; 저는 일단 공간을 쪼개 알차게 수납을 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 같아요.
다음 회는 ‘아일랜드식탁’
‘주방을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일랜드식탁이냐, 일반 식탁이냐.’ 주부들이라면 한번쯤은 고민해 봤을 텐데요. 다음 회에서는 아일랜드식탁과 일반식탁의 장단점을 비교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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