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한 명의 리더십보다 세 명의 리드십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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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7일 03시 00분


DBR 그래픽
DBR 그래픽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장애가 있는 사람도 눈동자만 움직일 수 있다면 컴퓨터를 쓸 수 있다. 올 초 삼성전자가 한국장애인개발원을 통해 보급하기 시작한 ‘안구 마우스 아이캔(eyeCan)’은 특수 안경테 아래에 동작 감지 센서를 달았다. 눈동자가 움직이면 마우스가 움직이는 것으로, 눈동자가 깜빡이면 마우스 버튼을 클릭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기존 장애인용 PC들은 감지 센서를 모니터에 부착했다. 눈과 센서가 멀리 떨어져 있어 고성능 부품을 사용해야 하므로 가격이 수백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하지만 삼성전자 제품은 원가가 약 5만 원에 불과하다. 눈과 가까운 안경에 센서를 달면 비교적 저렴한 부품으로도 눈동자의 움직임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는 혁신적 발상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는 삼성 경영진의 지시로 시작된 것이 아니다. 병상에 누워 있는 동료 직원의 아버지를 위해 몇몇 엔지니어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개발했다. 조직의 위계질서에 의존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다. DBR 119호(12월 15일자)에 실린 혁신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 모델을 요약한다.

○ 언리더십: 20세기 리더십을 버려라

사람은 자발적으로 일할 때 창의적 에너지가 나온다. 경영 혁신 전도사인 게리 하멜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20세기 방식인 관리와 통제로부터 직원을 해방시켜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독일의 경영연구자 닐스 플래깅은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조직을 원한다면 ‘리더십’을 버리는 ‘언리더십(Un-leadership)’을 발휘하라”라고 주문한다. 플래깅은 현대 기업의 수직 조직구조는 동일한 제품을 대량생산하던 산업혁명 시절에나 적합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창의성과 열정이 필요한 현대의 기업에서는 계급을 떠나 직원 하나하나가 CEO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아이캔도 ‘TEDxSamsung’이라는 비공식 모임에서 시작되었다. 아이디어를 들은 경영진은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며 이 프로젝트를 공식 업무 활동으로 인정해 줬다. 그 결과 경직된 대기업의 조직문화에서는 나오기 힘든 혁신적이면서 저렴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 리드십: 세 명이 모이면 산도 움직인다

창의적, 열정적 조직을 만들기 위한 두 번째 키워드는 ‘리드십’이다. ‘리더십’은 한 명의 리더가 나머지 무리에게 명령을 내리는 방식이다. 반면 리드십은 여러 명의 선도자가 모범을 보이며 일종의 ‘팬덤’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반복적인 업무를 하는 조직에서는 리더십이 효율적일 수 있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 하는 조직에서는 리드십이 효과적이다.

2009년 미국의 ‘사스쿼치 뮤직 페스티벌’에서 있었던 일이다. 록 공연이 벌어지는 야외무대 외곽에 많은 사람이 앉거나 누워서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갑자기 한 청년이 일어나 음악에 맞춰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에게 신경 쓰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지나가던 사람 하나가 장난삼아 그를 따라하기 시작하고, 잠시 후 두 번째 사람이 춤에 동참했다.

이렇게 세 명이 같은 춤을 추는 모습을 보자 근처에 있던 사람들과 지나가던 사람들이 흥미를 느껴 이 동작을 따라했다. 춤추는 군중은 순식간에 100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음악이 끝나자 이들은 서로 박수 치고 환호한다. 이 과정을 담은 영상은 인터넷 비디오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서 600만 번 이상의 클릭을 받았다.

처음 춤을 추기 시작한 청년이 ‘리더십’을 발휘한답시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동작을 따라하라고 강요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친구 몇 명은 참여했을지 모르지만 큰 집단으로 퍼지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발적인 동조자들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며 뭔가 재미있는 일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이것이 ‘리드십’이 되어 큰 매력을 불러일으켰다.

‘리드십’이라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첫 두 명의 동조자를 어떻게 끌어들이느냐가 중요하다. 일단 세 명의 팀이 형성되면 이후의 참가자들에게도 이 그룹에 참여하는 것이 더는 위험하거나 모험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 오너십: 조직원의 주인의식이 혁신을 이끈다

혁신 조직이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프로젝트에 대한 조직원들의 오너십이 매우 중요하다. 과거 삼성전자가 보르도TV를 개발해 세계시장을 제패했는데, 당시 프로젝트 팀원들은 연 100만 대 이상 판매되는 ‘밀리언셀러 TV’를 만들자는 원대한 목표를 스스로 정했다. 팀원들이 매우 도전적인 목표를 스스로 정하자 신뢰와 열정이 생겨났다. 이 과정에서 팀원들은 프로젝트의 주인, 즉 오너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결국 프로젝트는 크게 성공했고 연 100만 대라는 초기 목표의 세 배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김동준 innoCatalyst 대표  
정리=조진서 기자 cjs@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9호(2012년 12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스파르타 300용사의 경영교훈

▼ 전쟁과 경영


영화 ‘300’의 소재가 된 기원전 480년 테르모필레 전투는 2차 페르시아 대전 당시 크세르크세스가 이끄는 페르시아 대군과 스파르타의 젊은 왕 레오니다스가 이끄는 소수의 병력 간에 벌어졌던 싸움이다. 원군의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스파르타군은 앞뒤로 포위당하는 위기에 처했지만 퇴각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했다. 결과는 페르시아의 승리였지만 300명의 스파르타 용사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다. 300용사의 솔선과 모범, 용맹함은 협력할 줄 모르던 그리스 폴리스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그 결과 그리스 연합군은 기원전 476년에 벌어진 플라타이아이 전투에서 페르시아군을 전멸시켰고 그리스에서 스파르타의 위상도 확고해졌다. 레오니다스가 이끈 300명의 스파르타 정예군이 현대의 경영자에게 주는 교훈을 정리했다.


성공하는 팀들의 ‘소통 패턴’

▼ 하버드비즈니스리뷰


팀 이 도약해서 성공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MIT의 연구진은 높은 성과를 내는 팀의 동력을 찾아냈다. 이들은 다른 팀을 능가하는 에너지, 창조성, 공동의 헌신 같은 자세를 지니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동력을 강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연구진이 찾아낸 답은 바로 커뮤니케이션 패턴이다. 성과가 좋은 팀에서 발견되는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은 세 가지로 에너지, 참여, 외부 지향이다. 성공적인 팀들은 팀원 모두 비슷한 정도로 말하고 듣고, 간결하고 기분 좋게 말한다. 마주보며 대화하고 말과 행동에 활기가 있다. 팀 내뿐만 아니라 외부에 나가서도 정보를 물어 오며 이를 팀원들과 공유한다. 눈을 맞추고 열정을 나누는 팀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소개한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리드십#언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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