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大 생존 키워드… ① 본부통폐합 등 조직 슬림화 ②지점 인력 늘려 현장 강화
③해외 시장 적극 발굴 ④ 중소기업 지원 ⑤소비자 보호 심혈
“인류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한 탐험가 아문센의 성공을 벤치마킹하겠다.”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신년사 키워드는 탐험이었다. 그는 1일 “승리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며 사람들은 이를 행운이라 부른다. 패배는 미리 준비하지 않은 자에게 찾아오며 사람들은 이를 불행이라 부른다”고 했다. 원래 아문센의 말이다.
신한금융뿐 아니다. 새해 은행권 전체가 탐험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저금리와 저성장이라는 불확실한 환경을 맞았기 때문이다. 탐험가처럼 미지의 환경을 미리 준비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새로 눈을 돌리는 분야로는 해외시장 개척과 고액자산가 마케팅이 꼽힌다.
○ 본부는 줄이고 현장은 강화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율(NIM)은 계속 떨어져 2011년 말(2.31%)에서 지난해 3분기(7∼9월)에는 2.06%에 그쳤다. 은행권의 경영 성적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경기 침체로 금리가 꾸준히 떨어지면서 은행 수익의 지표 중 하나인 예대(預貸)마진이 줄었다. 주택시장 침체로 부동산 대출 실적도 신통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은 이례적으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군살 빼기에 나서는 한편 인력을 현장으로 내보내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 내실 경영과 경영의 효율성 강화를 위해 1개 본부와 5개 부서를 없앴다. 우리은행도 ‘조직 집중을 통한 경쟁우위 확보’를 내세우면서 총 15개 본부를 12개로 줄였다.
하나금융그룹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본부 통폐합으로 비용 절감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본점 인력의 약 15%를 일선 지점으로 내보내 영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영업 최우선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조만간 실시될 인사에서도 본점 인력을 대거 영업점으로 전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H농협은행은 현장 영업점 강화를 내걸고 본부 인력 200여 명을 현장 영업점에 재배치하면서 본부 부서 6개를 과감히 없앴다. 특히 농협은행은 직접적인 영업을 하지 않는 조직과 인원을 감축해 영업현장에 투입했다.
○ 새 동력 발굴하며 ‘경제민주화’에도 촉각
은행권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중국 현지 법인을 세우고 베이징, 광저우, 하얼빈, 쑤저우 등 4개 지점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해외사업의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를 위해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고액자산가를 전담 관리하는 웰스매니지먼트(Wealth Management) 그룹도 신설했다.
농협은행도 해외 진출을 올해 주요 과제로 삼았다. 이 은행은 미국 뉴욕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려고 금융당국에 인가를 신청했고, 중국 베이징사무소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들은 중소기업과 소비자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2월 출범할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실’을 독립 부서로 확대해 영업총괄그룹 내에 신설했다. 외환은행은 “론스타 체제하에서 축소된 중소기업 부문을 강화해 중소기업 지원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소비자보호부를 신설했다. 이곳에서는 각종 소비자 관련 민원이나 권익보호 업무, 전화금융사기 예방 등을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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