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특권 내려놓기’의 일환으로 연금폐지를 당장이라도 실행할 것처럼 법안을 추진해 오던 정치권이 이로써 실제 개혁 의지가 없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일 통과된 신년 예산안에 따르면 국회와 정부는 올해에도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에 128억 26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헌정회는 만 65세 이상의 전직 의원들에게 월 120만 원씩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단 하루만 의원직을 수행해도 이 돈을 평생 받을 수 있다. 일반인이 월 120만 원의 연금을 받으려면 월 30만원씩 30년을 납입해야 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여야는 의원연금제도 폐지를 걸핏하면 선거 공약으로 채택했지만 이번에도 실천에 옮기지는 않았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6월 연금제도 개선 임시조직을 구성, 연금 지급 대상을 ‘현재 수령자’로 한정하고 의원 재직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소득이 일정 기준 이상이면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냈다.
민주당도 재직 기간이 4년 미만이거나 소득이 일정 기준 이상이면 제외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러한 법안들은 담당 상임위원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새해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자기 지역구 챙기기’에만 열을 올리다 해를 넘겨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불명예 기록만 남겼다.
2012년 12월 현재 헌정회 회원수는 18대 국회의원을 포함해 1141명. 이들 중 의원연금 지급 대상자는 78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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