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부도위험, 10년만에 최고수준

  • Array
  • 입력 2013년 1월 4일 03시 00분


집값 하락-소득 감소로… 빚은 늘고 상환여력 줄어

부동산 가격 하락과 소득 감소로 올해 1분기(1∼3월) 한국 가계의 부도위험이 신용카드 사태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34로 나타났다. 신용위험지수는 16개 국내 은행 대출 책임자를 면담해 조사한 결과로 대출 담당자의 38%가 가계부도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뜻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25)보다 높은 수준이며 카드사태로 신용불량자가 급증했던 2003년 3분기(4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도 위험이 상승한 것은 가계부채 규모는 계속 늘어난 반면 경기침체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가계 소득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2조6000억 원 증가한 651조1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가격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어 일각에서는 올해 주택시장에 ‘부채 디플레이션’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채 디플레이션은 가계가 채무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부동산 매매에 나서면서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하고 이는 다시 가계의 채무 부담 확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뜻한다.

경기침체로 기업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기업의 신용위험도 높아졌다. 1분기 대기업 신용위험은 13, 중소기업은 34로 모두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2분기 대기업 16, 중소기업 41) 이후 가장 높았다. 은행의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6,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3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에 대해서 은행 문턱이 더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가계부도#신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