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파나마 운하가 내년에 확장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파나마 운하 확장이 침체된 조선 시장의 물꼬를 틀 ‘반전 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파나마 운하는 수에즈 운하와 더불어 세계 해상무역의 중심축을 이루는 곳이다. 물동량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2007년 확장공사를 시작해 운하 건설 100주년이 되는 내년 10월 개통 예정이다. 공사비는 52억 달러(약 5조5000억 원)에 이른다.
공사 전 파나마 운하의 폭은 33.5m, 최대 수심은 12.8m에 불과했다. 그보다 더 큰 배는 다닐 수 없었다. 이곳을 지나는 가장 큰 배인 ‘파나막스급’ 선박은 컨테이너를 최대 5000개 정도(5000TEU)만 실을 수 있다. 하루에 운하를 지날 수 있는 파나막스급 배도 30∼40척에 불과해 인근에서 통과를 기다리는 선박이 부지기수였다. 공사가 끝나면 운하의 폭은 55m, 최대 수심은 28.3m까지 확장돼 최대 1만3000TEU급 초대형 선박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파나마 운하의 확장 개통은 국내 조선업계에 새로운 수주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선박의 발주에서 인도까지 걸리는 기간을 고려하면 선주사들이 운하 확장에 맞춰 올해 새 선박을 많이 발주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대형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파나마 운하를 다시 이용하게 되면 미국과 아시아 지역을 잇는 화물선 운항기간이 41일에서 25일로 줄어 선박의 연료비와 운임도 절감된다. 국내 해운사들은 파나마 운하 확장에 대비해 노선 개편과 중대형 선박의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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