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경기’는 긴 호흡에서 어둡다. 금융위기의 후유증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 주도형 개방 경제인 우리나라의 차별적인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다.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 달러에 진입한 이후 선진국형 저성장에 대한 우려도 깊어진다.
다만 2013년에는 짧은 주기로 경기가 반등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기술 진보에 따른 재고관리 효율화로 기업의 경기변동 대응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둘째, ‘물가’는 장기 인플레이션 초입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세계 장기 인플레이션은 1940년대 이후 약 20년 주기로 반복됐다. 또한 개발도상국의 경제활동 인구 증가 및 에너지 고갈 등도 장기 인플레이션을 뒷받침한다.
셋째, ‘금리’는 현재의 초저금리 상태가 이어질지에 주목해야 한다.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심화되면서 미국과 독일의 국채 금리는 이미 1870년 이후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올해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는다면 자산시장에서는 채권에 집중됐던 글로벌 유동성의 자산 재배분이 일어날 수 있다.
넷째, ‘유동성’은 계속해서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동성을 늘리는 통화정책에 대한 회의론도 부각되고 있지만 이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매월 400억 달러의 모기지담보증권(MBS) 매입을 결정했다. 유로존도 부실국가 채권 매입을 위한 유동성 투입을 이어가고 있다.
다섯째, ‘정책’은 강한 정부의 부활이 예상된다. 과잉소비와 자산버블을 일으켰던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은 이미 시작됐다. 가계와 기업은 물론이고 각 경제주체 내에서도 계층 간 소득 양극화가 고착하면서 사회적 분배 기능에 대한 요구도 더욱 확대될 것이다. 지역별로 차별화된 재정정책 집행 및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무역장벽 설치에도 관심이 필요하다.
이러한 요소를 고려할 때 올해 주식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우선 2011년 이후 글로벌 위기의 중심이었던 유로존 재정위기가 점차 봉합되고 있다. 올해도 시장의 안정을 꾀하는 주요 국가의 재정정책 집행이 예상된다. 미국은 1930년대 대공황 당시 급격한 재정지출 감소가 성장률 급감으로 연결됐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시진핑 시대가 개막되는 중국에서도 경제 활성화 정책이 기대된다. 유로존은 지역 내 모든 은행을 유럽중앙은행(ECB) 관리 아래에 두는 은행동맹을 본격화하고 더 강력한 재정 공동체의 기틀을 잡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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