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10∼12월)의 전 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1%를 밑돌면서 한국의 성장률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 7분기(21개월) 연속 0%대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박근혜 정부 첫해인 올해 연간 성장률도 당초 예상을 깨고, 2%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3.2%에서 2.8%로 0.4%포인트 낮췄다. 이는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3.0%보다 0.2%포인트 낮은 것이다. 연간 성장률이 3%를 밑돈 것은 1970년 이후 지난해까지 5차례뿐이었다.
이날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해 하반기(7∼12월)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아 올해 예상 성장률도 그만큼 낮아졌다”라고 말했다. 한은은 당초 지난해 3분기(7∼9월)와 4분기(10∼12월)의 성장률 회복을 예상했지만 실제 성장률은 각각 0.1%, 0.4%에 그치면서 2011년 2분기(4∼6월) 이후 7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이 유지됐다.
하지만 한은은 이날 1월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했다. 최근 국내 경제가 미약하나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에 선진국의 양적완화 영향이 겹치면서 원화 가치는 급등했다. 이날 원-엔 환율(100엔당)은 1186.34원으로 1200원 선이 붕괴됐고 원-달러 환율은 1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1054.7원까지 떨어졌다.
저성장의 장기화, 환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데 한은이 지나치게 ‘소극적’ 통화정책을 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예상보다 경제 회복세가 미흡하다”며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어울리지 않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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