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다이렉트’를 간판 상품으로 소매금융에 적극 나섰던 KDB산업은행이 이번엔 신용대출 시장에 진출한다. 예금만 취급했던 소매금융 부문을 대출까지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됐다.
산은은 22일 “3월 말 ‘다이렉트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기 위해 전산시스템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이렉트 상품은 고객이 은행을 방문할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담당자가 직접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방식이다.
산은은 기업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아 왔지만 민영화를 준비하면서 개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에도 적극 진출해 왔다. 산은 관계자는 “일반적인 신용대출에 비해 대출금리를 0.2∼0.5%포인트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고객층으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꼽혔다.
산은이 2011년 9월 선보인 다이렉트 상품은 지점 개설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금리를 우대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예금, 적금, 수시입출금 등 KDB다이렉트 ‘3종 세트’는 판매를 시작한 지 17개월 만인 이달 16일 현재 7조8500억 원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올해 초부터 금리가 내려가긴 했지만 1년짜리 예금금리가 3.65%, 수시입출금은 3.05% 등으로 다른 은행 상품보다 월등히 높다.
이에 따라 다른 시중은행들은 산은에 고객을 뺏길까 봐 긴장하고 있다. 낮은 대출금리를 무기로 삼은 산은의 다이렉트 상품이 히트를 치면서 다른 은행들은 “지나치게 낮은 금리로 시장 질서를 해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시중은행들은 기존 영업망을 활용해야 하므로 다이렉트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신용대출 금리를 크게 낮추면 시중은행의 타격이 클 수 있다”면서도 “금리 수준이 중요하므로 일단 출시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산은의 다이렉트 신용대출 상품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산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저 4.36%의 금리를 내세우는 KDB다이렉트 아파트 담보대출을 시작했지만 실적이 거의 없었다. 시중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내세웠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요 자체가 줄어든 탓으로 산은 측은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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