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노병용 사장(62·사진)이 설을 앞두고 회사 임직원에게 내린 특명이다. ‘경기 불황으로 재고는 쌓여 가는데 설을 앞두고 돈 나갈 곳이 많아 힘들다’는 협력업체 대표의 고충을 지나치지 못해 내린 지시였다.
전 임직원이 머리를 맞댔다. 고객 패널단 1만여 명의 평가와 임원회의를 거쳐 ‘희망과 상생을 위한 통큰 세일’이라는 테마로 가닥이 잡혔다.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유통 마진을 줄여 소비자에게 적극 소개하기로 했다. 상품 결제대금도 행사 종료 사흘 후 현금으로 입금하고 일부 품목은 선급금을 주고 상품을 들여와 협력사 자금회전도 배려하도록 했다. 노 사장은 행사 준비를 위해 해외 출장을 앞두고서도 진행 현황을 일일이 점검했다.
만반의 준비를 마친 롯데마트가 24일부터 2월 3일까지 신선식품과 생활용품 등 2400여 개 상품의 가격을 크게 낮춘 ‘희망과 상생을 위한 통큰 세일’을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무엇보다 협력업체의 누적 재고를 줄이고 농가 신선식품 판매를 늘리는 데 힘을 기울였다. 제주 서귀포 감귤은 시세보다 30% 저렴하게 상자(3.5kg)당 7900원에 판매한다. 재고가 늘어난 찹쌀은 4kg들이 한 포대를 9900원에 내놓는다.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치킨 정량화 문제로 다루기 어려워하는 크기의 닭만 모아 100g당 550원에 파는 ‘킬로 치킨’ 행사도 연다. 서울우유(흰 우유) 2.3L들이 한 병을 4860원에 내놓는 등 주요 생필품 가격도 최대 50% 내렸다. ‘신일 전기장판’ 등 중소기업의 우수 상품은 최대 40% 할인된 값으로 판매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설을 앞두고 회사 전체가 힘을 기울여 준비한 기획”이라며 “중소기업과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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