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생산업체의 계열사가 생산하는 ‘순정부품’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지만 순정부품의 품질과 성능이 비(非)순정부품과 큰 차이가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순정부품의 가격은 비순정부품의 최대 1.83배 정도로 높았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24일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 3개 차종을 대상으로 순정부품과 비순정부품의 가격 품질 성능을 비교해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순정부품이란 완성차업체 또는 완성차업체의 계열 부품회사가 공급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부품을 뜻한다.
녹색소비자연대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의 쏘나타용 브레이크패드 및 에어클리너와 다른 업체들이 생산한 같은 부품의 품질과 성능을 자동차부품연구원에 의뢰해 비교 분석했다. 조사 결과 브레이크패드의 경우 대부분의 제품이 합격점을 받았다. 에어클리너도 통기저항(공기가 에어클리너를 통과할 때 발생하는 저항) 성능에서 카포스 제품이 현대모비스 제품보다 약간 낮았을 뿐 역시 품질과 성능에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가격 차는 컸다. 아반떼용 에어클리너의 경우 현대모비스 제품은 평균 1만9556원(공임 포함)으로 카포스 제품(1만667원)의 1.83배였다. 항균필터 배터리 엔진오일 등도 현대모비스 제품이 기타 제품보다 10∼52% 비쌌다.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는 “순정, 비순정이라는 용어가 관행적으로 사용되면서 순정부품만이 우수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며 “순정부품은 ‘OEM 부품’, 비순정부품은 ‘규격품’으로 용어를 바꿔 사용하면 이런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녹색소비자연대의 조사 내용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차량이 단종된 뒤에도 8년간 부품을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하고 산간벽지나 도서지역까지 배송되는 순정부품을 비순정부품과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가격 산정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리비용을 기준으로 삼다 보니 물류비용, 수리업체 마진 등이 포함돼 가격 차가 커졌다”면서 “특히 이번에 선정된 부품 6종은 다른 제품들에 비해 현대모비스의 시장점유율이 낮아 가격 조정을 주도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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