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1분기(1∼3월) 실적 전망이 무더기 하향 조정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이 3월 중순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12월 결산법인 중 113개 주요 상장사의 실적에 대해 증권사 3곳 이상으로부터 전망치를 받아 집계한 결과 82곳(72.6%)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1개월 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순이익 기준으로는 84곳이 줄었고 매출액 전망도 78곳이 감소했다.
일본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자동차, 전자부품, 기계 등의 분야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두드러졌다. 엔화 약세 탓에 일본 제품과 경쟁하는 한국 제품의 국제경쟁력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25일만 해도 1분기에 2조338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지만 1월 28일 전망치는 2조745억 원에 그쳤다. 1개월 만에 영업이익 전망치가 2600억 원(11.28%) 넘게 줄어든 것이다.
기아차도 1개월 전에 비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1조1261억 원에서 1조199억 원으로 9.4% 낮아졌고 현대모비스는 7767억 원에서 7489억 원으로 3.6% 감소했다.
동국제강은 한 달 만에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213억 원에서 5억 원으로 97.7% 격감했다. LG디스플레이(―43.5%), 삼성정밀화학(―38.1%), OCI(―29.8%), 삼성테크윈(―29.3%) 등의 전망치도 대폭 줄었다.
삼성전자와 한국전력 등 상장사 31곳은 전망치가 상향조정됐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7조9756억 원에서 최근 8조2253억 원으로 3.13% 늘었다. 주력제품 중 하나인 스마트폰의 경우 일본 기업들과 경쟁하는 부분이 별로 없다. 가전은 일부 경쟁하고 있지만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보니 상대적으로 환율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전력의 1분기 영업이익도 작년 말 7565억 원에서 최근 9923억 원으로 31.2% 높게 조정됐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 때문으로 풀이됐다.
조사대상 113개 사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32조873억 원으로 1개월 전에 비해 5800억 원(2.0%) 남짓 감소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효과는 2분기(4∼6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실적 전망치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를 지나면서 더이상 전망이 나빠지지 않아야 주가가 안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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