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현상에 직접 타격을 입은 아시아나항공이 올해부터 실적 개선에 나선다. 그동안 일본 중국 등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고 화물 부문도 늘릴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1∼3월)를 기점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 일본인 관광객 줄어 수익성 악화
지난해 항공업계는 유가 상승과 관광객 감소라는 두 가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1만 명이던 일본인 관광객은 10월 27만 명, 11월 25만 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1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25% 줄어든 23만 명의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다.
‘돈을 무작정 찍어낸다’는 ‘아베노믹스’ 때문에 엔화가치가 떨어지자 일본 국민들이 해외여행에 나설 여력이 없어진 것. 이 때문에 국내 관광업계와 항공업계는 악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타격을 입었다.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여객 매출 중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5%로 경쟁사보다 5%포인트 이상 높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38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1년(3580억 원)에 비해 34%나 감소한 것. 강현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인 223억 원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실제 영업이익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엔저 현상이 단기에 끝날 것 같지 않으므로 당분간 일본인 관광객 감소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항공사 전체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유가 상승도 수익성 악화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4분기 항공유 단가는 배럴당 133∼134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7달러 올랐다.
○ 투자 늘고 있어 주목할 만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1분기(1∼3월)를 기점으로 실적 회복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구조 변화 노력이 효과를 볼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변화는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됐다. 일본 중국 중심의 단거리 노선 위주에서 벗어나 미국 유럽 중심의 중장기 노선과 화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수를 5대(여객기 4대, 화물기 1대) 늘리며 변화에 시동을 걸었다. 새로 도입한 여객기 4대 중 3대가 중대형기로 장거리 노선을 노린 것으로, 실적 개선의 원동력을 장거리 노선에서 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체 항공기 수는 여객기 69대, 화물기 11대로 2007년 이후 가장 많다.
올해도 중대형기 3대와 소형기 1대 등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6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늘릴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도입에 따른 비용이 들지만 낡은 항공기를 교체하고 전체 항공기 규모를 늘리는 등 투자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신규 노선을 늘리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올라 수익성이 감소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사업구조 다변화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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