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그룹) 총수 일가의 편법증여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친족기업 간 일감 몰아주기’를 기업의 의무공시 내용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친족기업이란 총수 일가와 혈연 관계인 다른 대기업 또는 그 계열사를 뜻한다.
공정위 고위 당국자는 5일 “대기업 계열사 간 거래가 더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친족기업 간 거래에 대해 기업 공시제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현재 공정위의 인력과 조직으로 총수 일가와 혈연 관계인 친족기업 간 거래까지 하나하나 들여다보기에 무리가 따르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기업 공시제도 개편이 필요하지만 검토할 부분이 많아 구체화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족기업 간 거래 공시를 의무화하려면 대기업집단 계열사 사이의 거래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한 공정거래법 11조에 친족기업 간 거래도 공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해 법을 개정해야 한다.
정부는 대기업 계열사 간 거래 비중이 30%가 넘는 기업에 대해 ‘변칙 증여’를 한 것으로 간주해 증여세를 물리겠다고 지난해 밝힌 바 있다. 이후 대기업들이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지분관계가 없는 친족기업들을 통한 거래를 늘릴 개연성이 크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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