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모바일게임社 컴투스
아내 박지영 사장은 경영 맡고… 남편 이영일 부사장은 시장 개척
옥탑방서 1500만원으로 창업… 2013년 1000억원대 매출 눈앞
“좋아하는 것을 아내인 ‘사장님’과 함께할 수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혼자였다면 분명 흔들렸을 겁니다.”
국내 ‘최초’에서 이제는 국내 ‘최대’ 모바일 게임회사로 성장한 컴투스의 성공 비결을 묻자 이영일 부사장(40)은 예상을 깨고 부부 경영의 장점을 얘기했다. 그동안 우직하게 모바일에만 집중해 온 컴투스가 성공하는 데는 부부간의 믿음이 밑거름이 됐다는 얘기다.
이 부사장은 성공한 여성 경영인으로 널리 알려진 박지영 컴투스 사장(38)의 창업 동지이자 남편이다. 고려대 컴퓨터학과 캠퍼스 커플이었던 이 부부는 1998년 1500만 원을 투자해 대학 근처 옥탑방에서 컴투스를 창업했고, 결혼에도 골인했다.
게임업계는 이 부부를 가정과 기업경영 양쪽에서 아름다운 시너지 효과를 낸 모범 사례로 꼽는다. 대표이사로 경영을 맡고 있는 아내는 차분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조직을 챙겼고, 개발을 총괄한 남편은 도전정신으로 성장의 기반을 닦았다. 눈빛만으로 서로의 복심(腹心)까지 알 수 있는 부부이지만 회사 안에서는 서로 “사장님” “부사장님”이라고 부르며 깍듯이 사업 파트너로 대한다.
부부 경영의 좋은 점에 대해 박 사장은 “함께 경영해야 하니 일방적 의사결정을 자제할 수 있다”고 했고, 이 부사장은 “결정적인 순간 누구보다 믿고 의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내의 경영능력을 전폭적으로 신뢰한 남편은 일찌감치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박 사장도 남편을 믿고 2008년 출산휴가를 사용했다.
“창업 초기에는 밤을 새워 만든 게임을 이동통신사를 통해 1회 다운로드하는 데 500원에 팔기도 했습니다. 간단한 벨소리나 통화연결음도 그 이상 받는데 말이죠. 게임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결코 꿈을 지킬 수 없었을 거예요.”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어려움을 이겨낸 컴투스는 5000만 명의 사용자와 ‘홈런배틀’, ‘타이니팜’ 등 세계적 히트작을 배출한 게임 개발회사로 거듭났다. 시가총액도 약 3800억 원으로 커졌다. 올해는 50여 종의 모바일게임을 내놓아 1000억 원대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부사장은 “아이 둘을 키우는 부부가 만드는 것인 만큼 표절 시비도 없고, 사행성 논란에도 휘말리지 않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며 “앞으로 국내 모바일게임 산업이 세계무대를 호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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