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규모를 키우기보다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올리는 데 주력했습니다. 다양한 사회공헌을 통해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이려 한 것이 고객을 향한 진정성의 씨앗이 된 것 같습니다.”
17일 창립 25주년을 맞은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항공업계의 후발주자다. 매출 면에서는 대한항공에 이어 국내 2위(지난해 5조8879억 원)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동아일보와 서울여대 착한경영센터, 리서치앤리서치(R&R)가 실시한 ‘착한기업지수(GBI)’ 조사에서 항공업계 1위를 차지했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최근 서울 강서구 오쇠동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서비스와 사회적 기여도만큼은 최고를 지향해 온 지금까지의 노력이 비로소 평가를 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출범했다. 대한항공(1969년)보다 19년 늦다. 선두업체와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사회공헌에 눈을 돌렸다. 1994년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과 함께 시작한 ‘사랑의 기내 동전 모으기’가 대표적이다. 기내 모금활동에 당혹스러워하던 승객들이 하나둘 동참하기 시작해 지난해 누적 모금액 70억 원을 넘었다. 작년 10월에 열린 70억 원 돌파 기념행사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가수 싸이, 20여 개 수혜국 대사들이 참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에서 모금한 동전을 매년 유니세프에 전달하고 있다.
윤 사장은 2010년 사내에 사회공헌팀을 발족했다. 같은 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업무협약을 맺고 글로벌 사회공헌에 나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아름다운 교실’ 프로그램을 통해 결연한 7개 초중학교에 컴퓨터 피아노 등 교육기자재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다낭의 호이안 유산보존센터와도 업무협약을 맺어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하고 있다.
이들 수혜 지역은 아시아나항공의 신규 취항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윤 사장은 사회공헌 활동은 비용이 아닌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관광지의 문화유산 보존에 앞장서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면 기업이미지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고 결과적으로 신규 노선 개척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윤 사장은 “기업은 이윤 추구가 우선이지만 동시에 이윤의 사회적인 나눔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윤 사장은 “항공업은 서비스업인 만큼 기업의 이미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승무원을 비롯한 임직원들에게는 고객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서비스를 해 달라고 당부한다. 직원들도 진정성을 갖고 봉사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2004년 승무원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봉사단체 ‘오즈유니세프’의 사랑의 집짓기 운동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베트남 남부의 빈민지역인 번쩨 성에서 40호 준공식을 열었다.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회비를 걷고 휴가를 내 집짓기에 동참했다.
윤 사장은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난을 극복하는 데 임직원들의 애사심이 한몫했다고 말했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2009년 ‘항공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에어트랜스포트월드(ATW) ‘올해의 항공사’로 선정된 것도 직원들의 노력 덕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사내 소통을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 내 7개 본부가 모여 직급 구분 없이 대화하는 ‘올포원’ 프로그램을 매달(성수기 제외) 실시한다. 윤 사장은 “(현재 9600여 명인) 아시아나항공의 임직원 수가 올 상반기 1만 명을 넘을 것 같다”며 “모든 임직원에게 ‘가장 아름다운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심어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