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집단(그룹) 중 삼성과 현대차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이 올해 낼 법인세가 지난해의 최대 절반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복지지출을 크게 늘려야 하는 차기 정부로서는 총 국세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법인세 세수(稅收) 감소가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벌닷컴은 18일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순위 10대 그룹 소속 82개 상장사(12월 결산)의 2012년 영업실적을 토대로 올해 각 그룹의 법인세 비용을 추정했다. 법인세 비용은 과세표준액에 따라 적용되는 법인세에 자산과 부채가액의 차이에 따른 이연법인세 변동액을 가감한 뒤 주민세를 합친 것으로 회계상 기업이 실제로 부담하는 금액이다.
이 추산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의 실적호조로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법인세 비용도 2조8090억 원에서 5조260억 원으로 126.7%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그룹도 주력사의 실적이 개선되며 법인세 비용이 15.4%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나머지 8개 그룹의 법인세 비용은 대부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의 적자 전환으로 법인세 비용이 올해 7660억 원에 그쳐 1년 전보다 46.3%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의 법인세 비용은 3650억 원으로 48.1%나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GS(―37.6%) 롯데(―27.8%) 한화(―20.9%) LG(―14.8%) 포스코(―11.5%) 등 다른 대기업 집단도 법인세 비용이 최소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등 계열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내 2011 회계연도에 이어 2012 회계연도의 법인세 비용도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국세 세입예산안’에서 올해 법인세 수입이 지난해보다 1% 늘어난 48조 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총 국세 수입 증가율 전망치인 6.4%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업회계와 세법상의 기준이 달라 기업들이 최종적으로 부담할 법인세 비용은 아직 계산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지난해 경기가 안 좋아 법인세 증가율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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