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은 19일 간담회에서 “중소기업들은 국내 대기업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로 진출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평등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이유는 중소기업들이 대기업 한두 곳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조 달러(약 1080조 원) 내수시장에 갇혀 있지 말고 69조 달러의 세계시장으로 과감하게 나가야 합니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64)은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소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해외에 많이 진출해 스스로 단단해져야 한다”며 이같이 쓴소리를 했다. 값싸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앞세워 해외 대기업을 공략하면 오히려 국내 대기업에 납품할 때보다 좋은 조건으로 수출할 수도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한 회장은 교육 의료 금융 등 서비스산업 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국내 서비스산업은 국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내수시장에 머물러 있을 뿐 수출이 활발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서비스산업 개혁은) 결국 정치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이념에 영향받지 말고 여야가 힘을 합쳐 개혁에 반대하는 기득권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영리병원 도입, 교육재단 기업화 등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정치권이 함께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자유경쟁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복지국가로 이름난 스웨덴조차도 경쟁에서 밀린 기업들을 봐주지 않습니다. 자동차 기업들을 보세요. 사브는 파산했고, 볼보는 중국 지리(吉利)자동차에 넘어갔습니다. 기업들은 자유롭게 경쟁하면서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어 그는 “스웨덴의 대기업들은 이윤의 80%를 연구개발(R&D)에 쓰는 대신 상속세를 내지 않는다”며 “스웨덴 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은 정부가 경쟁 잘하고 세금 정직하게 내면 기업을 괴롭히지 않는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회장은 한국 경제의 원동력으로 1960년대 초 수립한 대외지향적 발전 전략, 우수한 인적 자원, 정부의 역할을 꼽으며 “최근 기회와 소득의 불균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 논의가 활발하지만 이런 원동력을 뒤집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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