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알지? 추억의 재형저축, 이번엔 ‘재형 펀드’다

  • 동아닷컴
  • 입력 2013년 2월 21일 03시 00분


18년만에 부활한 ‘재형저축’… 관련상품에 젊은층 주목


5년차 직장인 김모 씨(34)는 미래를 위해 돈을 불리려 해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학생 시절부터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김 씨는 펀드투자를 했지만 원금의 반을 잃어 망설여진다. 그렇다고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예·적금처럼 금리가 낮은 상품에 넣자니 목돈 마련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다. 이런 김 씨에게 들린 최근 희소식은 근로자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이었다.

재형저축이 1995년 재원 부족으로 폐지된 이후 18년 만에 부활하며 장기투자를 노리는 직장 초년병과 서민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일정 조건만 채우면 이자소득세(15.4%, 주민세 포함)가 면제돼 장기 투자할 경우 복리투자 효과가 크다.

다양한 재형저축 상품

적립식 비과세 금융상품인 재형저축은 다음 달 6일 적금, 펀드 등의 형태로 출시된다. 연봉 5000만 원 이하 근로자와 연소득 3500만 원 이하 자영업자가 7년 이상(최대 10년) 가입하면 이자소득세가 면제된다. 2015년 12월 31일까지 가입자에 한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며 가입한도는 분기별 300만 원이다.

7년 이전에 해지하거나 제3자에게 양도하면 세제 혜택이 없다. 7년 만기가 왔을 때 3년 이내로 연장할 수 있는데 연장기간에 해지해도 기존 7년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사라진다.

소득 조건만 맞으면 신입사원, 장기휴직자, 신규 사업자 등 직전 과세기간 소득을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고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원금보전을 원한다면 은행권의 재형저축적금이 좋다. 예·적금 금리보다 약간 높은 3%대 후반∼4%대 초반 사이의 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연 4% 금리를 적용해 매달 100만 원씩 납입하면 7년 4개월 후 원금 8800만 원과 이자를 합해 1억 원을 손에 쥘 수 있다. 이승호 KB국민은행 동부지역본부 팀장은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이자소득세만 내면 되고, 원금손실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재형저축적금의 수익률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자산운용업계가 준비하는 재형저축펀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각 자산운용사는 침체된 펀드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각 운용사의 대표펀드를 활용해 다양한 재형저축펀드 상품을 구상하고 있다.

재형저축펀드는 일반펀드에 비해 판매보수와 운용보수가 30%가량 저렴해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다만 재형펀드 계약기간이 끝난 뒤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일반 과세된다.

국내주식형펀드는 이미 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해외주식형이나 해외채권형, 국내채권형, 국내채권혼합형 펀드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성향에 따라 재형저축펀드와 재형저축적금 투자 비율을 적절히 조절하면 최적화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형저축펀드 특징

자산운용업계는 대표 펀드의 자(子)펀드 형식으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KB자산운용은 KB밸류포커스펀드를 활용한 혼합형 펀드인 ‘KB재형밸류포커스30펀드’와 이머징현지통화채권에 투자하는 ‘KB재형이머징국공채인컴펀드’를 출시한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머징국공채인컴펀드의 최근 수익률은 3개월 4.63%, 6개월 7.08%”라며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률에 환차익도 기대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증시 반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삼성재형저축차이나본토펀드’와 아시아 국가에 투자하는 ‘삼성재형저축아세안펀드’ 등을 내놓는다. 국내 대표기업 주식과 국공채에 투자하는 ‘삼성재형코리아대표40’도 준비 중이다.

한국투신운용은 전 세계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재형글로벌타겟리턴펀드’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소비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코리아컨슈머재형저축펀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좋은아침희망펀드를 모(母) 펀드로 하는 ‘신한BNPP좋은아침희망60재형증권’을 출시한다.

임덕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채널마케팅부분 이사는 “재형저축펀드는 장기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다만 투자기간에 다른 펀드 상품으로 전환이 어려우므로 최초 상품 가입 시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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