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처럼 매달 일정액을 받을 수 있는 월지급식 상품이 인기다. 증권사의 월지급식 상품은 목돈을 한 번에 넣은 뒤 미래에 발생할 기대수익의 일부분을 매달 지급 받는 상품이다. 많은 상품이 만기에 원금을 회수하는 구조로 돼 있지만 어떤 상품은 원금을 헐어서 매달 지급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다. 절세 수단으로 각광
월지급식 상품은 다달이 일정 규모의 현금이 생기기 때문에 은퇴자들에게 특히 인기다. 월급을 받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 또 이자, 투자수익으로 2000만 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고액투자자에게도 매력적이다. 이 상품은 수익이 나는 시점을 분산하기 때문에 과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금융소득이 많으면 많을수록 높은 비율로 세금을 내야 하므로 똑같은 소득을 챙기더라도 몇 년, 몇 달씩 나눠서 가져가면 한꺼번에 가져가는 것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요새 월지급식 상품군은 회사채, 국공채 등 채권으로 운용되는 상품부터 주식형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대부분 처음 계약한 이자 정도의 수익을 돌려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무턱 대고 가입해서는 안 된다. 투자 상품이라 만기가 도래했을 때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면 손실분과 이미 지급한 이자분을 뺀 만큼의 원금만 손에 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월지급식 상품에 가입하기 전에는 본인의 투자 성향과 자금 관리 목적을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한다.
‘은행 금리+알파’ 월지급식 ELS
ELS는 특정 조건을 정해 놓고 이를 충족하면 일정한 수익률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월지급식 ELS는 미래 수익을 앞당겨 매월 수익금을 나눠받는 구조로 이루어진다.
대신증권의 ‘대신 밸런스 ELS 104호’에 1000만 원의 돈을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상품은 코스피200,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수익이 결정되는 만기 3년짜리 월지급식 상품이다. 매월 평가일에 세 기초자산 종가가 모두 최초 기준지수의 55% 이상이면 0.56%의 이자를 준다. 조건을 충족하면 월 수익이 나오지만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익금은 없다.
가입 첫 달에 코스피200, HSCEI, S&P500 지수가 모두 최초 기준지수의 55% 이상이었다면 1000만 원의 0.56%, 즉 5만6000원을 받는다. 다음 달에도 같은 조건이 충족되면 또 한 번 5만6000원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3년 동안 계속 월 수익을 얻고 만기가 되면 원금을 찾아 손에 쥐게 된다. 운이 좋으면 3년 동안 최대 201만6000원의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져 코스피200, HSCEI, S&P500 중 하나라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원금 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 원금을 얼마나 까먹느냐는 지수가 하락한 정도에 따라 다르다.
ELS 상품의 특성상 원금 보전은 약속받을 수 없으므로 최악의 상황에선 원금을 100% 잃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좀더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원자재나 원유 등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자산에 투자하는 월지급식 상품이 낫다는 조언도 나온다. 월지급식 펀드와 랩
월지급식 펀드, 월지급식 랩 역시 미래에 발생할 수익을 미리 받아쓰는 상품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월지급식 다달이 보너스 랩’을 가입했다고 치자. 이 상품은 5년간 지급하는 금액이 1년 차의 경우 원금의 6.5%, 2년 차의 경우 7.0%, 3년 차 8.0%, 4년 차 9.0%, 5년 차는 9.5%이다. 연평균으로 치면 8%로, 은행 금리보다 훨씬 높다.
5000만 원을 넣었을 때 첫해는 다음 달부터 매월 월 27만 원씩 지급받는다. 펀드 가입 2년 차가 되면 연 7% 수익금을 12번에 나눠 매월 29만1000원씩 받게 된다. 가입 후 만기가 되기 전까지는 실제 수익률이 얼마가 되든 상관없이 1년 차 6.5%, 2년 차 7.0%, 3년 차 8.0%, 4년 차 9.0%, 5년차 9.5%를 받는다.
운용성과가 좋아서 만기에 매월 지급한 금액을 뛰어넘는 수익을 냈을 경우 원금만 아니라 남은 수익금도 받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5년 만기가 됐을 때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면 손실 난 만큼 원금에서 깎인 금액만 받는다. 예컨대 1∼5년 동안 월 지급금으로 총 2000만 원을 받았는데 5년 후 누적 수익률이 0%라고 한다면 마지막에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은 원금 5000만 원에서 2000만 원을 제외한 3000만 원뿐이다.
증권사 상품보다 안정성이 높은 게 은행권에서 판매하는 월지급식 상품이다. 가지고 있는 돈의 일부만 증권사 상품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은행권의 안전한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경우 매월 받는 수익금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