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외채 비중 13년 만에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1일 03시 00분


만기 1년 이하 1267억 달러로 총외채 중 30.6%… 채무건전성 좋아져

전체 외채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은행들이 외국에서 단기로 돈을 빌려오는 것을 외환당국이 억제하고 중·장기 차입을 유도한 결과다. 단기외채의 비중이 과도하게 크면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발생할 때 한꺼번에 빠져나가 국내 금융시장의 위기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는 만큼 바람직한 변화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총 외채는 4134억 달러(약 446조 원)로 2011년 말에 비해 147억 달러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 외채 비율은 35.5%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말 한국의 대외채권은 2011년 말보다 392억 달러 늘어난 5359억 달러였다. 대외채무와 채권이 각각 4000억 달러, 50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1225억 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45억 달러 증가한 규모다.

만기 1년 이하 단기외채는 2011년 말보다 107억 달러 줄어든 1267억 달러로 총 외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6%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외환 부족에 시달리던 2008년 9월 말(51.9%)에 비해 21.3%포인트 감소한 수치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 말(29.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만기 1년 초과인 장기외채는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따른 한국 국고채·통안채의 투자수요 증가로 254억 달러가 증가했다.

단기외채 비중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외환당국의 거시건전성 강화 조치 등에 따라 은행들이 단기 차입금을 상환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1년 8월 은행의 비예금성 외화부채에 대해 만기 1년 이하는 20bp(0.2%포인트), 1∼3년 10bp 등으로 차등 적용하는 외환건전성부담금(은행세) 제도를 도입하는 등 단기 차입을 억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8년 9월 72.6%였던 은행권의 단기외채 비중은 지난해 말 46.7%까지 떨어졌다.

재정부 관계자는 “은행으로서는 금리가 낮은 단기 자금을 빌려오는 게 유리하지만 위기가 닥쳤을 때는 한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단기 외채가 줄어들면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차환 부담이 줄어들어 대외 충격에 대한 대응 능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세종=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단기외채#채무건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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