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그룹웨어 분야 대표기업으로 꼽히는 핸디소프트는 1월 서울시가 발주한 ‘클라우드 스토리지 및 웹 오피스 시범구축’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업무용 문서를 클라우드 시스템에 한꺼번에 저장한 뒤 언제든 꺼내 쓸 수 있게 한 10억 원 미만의 소규모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반향은 대단했다. 지난해 5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이 개정돼 올해 1월 1일부터 삼성SDS나 LG CNS 같은 대기업 계열 SI업체들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프로젝트를 따낼 수 없게 됐다. 서울시 프로젝트는 개정된 법률이 시행된 이후 중견 소프트웨어 업체가 수주한 첫 사례였다.
이상산 핸디소프트 사장(51·사진)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으로 관행적으로 유지돼 오던 소프트웨어 시장의 ‘갑을병정’ 하도급 문화가 개선될 수 있게 됐다”면서 “대기업은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중견기업은 국내 시장을 혁신하는 등 역할을 나눠 맡아 국산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공공기관을 상대로 할인영업을 하고 불법 복제를 눈감아주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적 업체들이 한미 FTA를 계기로 ‘제값 받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핸디소프트, 한글과컴퓨터, 다우기술, 티맥스소프트 등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주요 공공기관의 전자결재 시장을 주도했던 핸디소프트는 SI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침체기를 겪었다. 결국 2011년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다산네트웍스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그러나 초창기 개발 인재와 노하우는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이 사장은 “소프트웨어 산업이 ‘창조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공공기관 발주 프로젝트는 가격보다 전문성을 배려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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