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직 관료 줄줄이 대기업行 ‘방패막이 사외이사’ 전관예우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7일 03시 00분


공정거래위원회 고위 공무원 출신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대기업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나 ‘전관예우(前官禮遇)’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25일 공시를 통해 3월 초 임기가 끝나는 민동준 사외이사(연세대 교수)의 후임으로 정호열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임했다. 정 교수는 학계에서 줄곧 활동하다 2009년 7월∼2011년 1월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냈다.

공정위는 지난해 강판가격 등을 담합한 혐의로 포스코 현대하이스코 등 7개 철강업체에 과징금 2917억 원을 부과하고 이 중 6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에 배당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이 대기업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등과 관련해 공정위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정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같은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와 내부거래 비중이 큰 편이다.

경영진의 배임, 노조 탄압 등의 의혹으로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신세계도 최근 손인옥 전 공정위 부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부위원장은 2009년 부위원장을 끝으로 공정위에서 퇴임했으며 법무법인 화우의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 KCC, SK C&C 등 주요 대기업의 사외이사를 맡은 공정위 출신 인사는 10여 명에 이른다.

세종=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공정위#전관예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