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고위 공무원 출신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대기업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나 ‘전관예우(前官禮遇)’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25일 공시를 통해 3월 초 임기가 끝나는 민동준 사외이사(연세대 교수)의 후임으로 정호열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임했다. 정 교수는 학계에서 줄곧 활동하다 2009년 7월∼2011년 1월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냈다.
공정위는 지난해 강판가격 등을 담합한 혐의로 포스코 현대하이스코 등 7개 철강업체에 과징금 2917억 원을 부과하고 이 중 6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에 배당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이 대기업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등과 관련해 공정위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정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같은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와 내부거래 비중이 큰 편이다.
경영진의 배임, 노조 탄압 등의 의혹으로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신세계도 최근 손인옥 전 공정위 부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부위원장은 2009년 부위원장을 끝으로 공정위에서 퇴임했으며 법무법인 화우의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 KCC, SK C&C 등 주요 대기업의 사외이사를 맡은 공정위 출신 인사는 10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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