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성민 SKT 사장
“한국은 지금 LTE(롱텀에볼루션)로 스마트 시대의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명성’을 되찾고 있습니다.”
MWC 2013에 참석한 SK텔레콤 하성민 사장은 25일(현지 시간) 한국 기자들을 만나 “MWC에 참석해 해외 이동통신회사들의 반응을 보고 놀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세계 곳곳에서 온 CEO들에게 한국의 경험을 얘기했더니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사람’을 보듯 했다는 것이다.
특히 LTE의 빠른 보급 속도가 주목받고 있다고 하 사장은 전했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일부 통신사의 LTE 서비스가 극히 제한적인 지역에서만 이뤄지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3개 이동통신사가 전국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 사장은 “SK텔레콤은 9월에는 지금의 LTE보다 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른 ‘LTE 어드밴스드(LTE-A)’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 이동통신사를 3, 4년 앞서 갈 것으로 기대되는 속도다. LTE-A를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이 없지 않으냐는 질문에 “MWC에 와서 삼성전자 전시관을 괜히 방문했겠느냐”며 9월이면 LTE-A 스마트폰도 선보일 계획임을 내비쳤다.
그는 “과거 CDMA 통신망이 보급될 때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산업이 급성장한 것처럼 LTE도 그런 식으로 한국 ICT 산업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DMA는 1997년부터 한국에 휴대전화 붐을 불러일으키며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의 성장을 이끌었던 기술이다. 각종 통신장비산업도 이때 함께 급성장했다.
하 사장은 “4세대(4G) 통신망인 LTE의 진화는 과거 통신망이 2세대(2G), 3세대(3G) 등으로 진화해 온 것과는 그 폭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이런 LTE를 기반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우선 일반 소비자에게 통신료를 받는 사업모델을 다양화하기 위해 기업시장을 2015년까지 지금의 3배인 1조5000억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LTE를 이용한 콘텐츠사업도 유망하다고 보고 “무선 인터넷TV(IPTV)를 포함한 미디어 분야에서 2015년까지 700만 명의 유료 고객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 헬스케어산업에서도 2020년까지 1조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하 사장은 구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드러냈다. 그는 “유럽 통신사 가운데 애플보다 구글을 더 거북하게 여기는 곳이 많더라”며 “파이어폭스 등 다른 운영체제(OS)가 빨리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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