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일 신제윤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차기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새 정부의 첫 거시경제팀 구성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경제팀 전체적으로는 아직 공정거래위원장과 국세청장 인선이 남았지만 내각과 청와대에서 예산, 재정, 금융, 세제 등 거시 경제정책을 주도할 인물들이 모두 결정된 셈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조원동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신 금융위원장 후보자 모두 엘리트 관료 출신으로 해당 분야에 전문성이 높은 ‘실무형 인선’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 경제팀 키워드는 전문성-실무능력
이번 추가 인선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거시경제팀이 전체적으로 균형을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 현 부총리 후보자와 조 수석은 둘 다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으로 핵심 요직인 경제정책국장을 지냈다. 이에 비해 신 후보자는 금융과 국제업무 등 옛 재무부의 주요 보직을 거쳤다.
전체 경제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는 뛰어나지만 금융과 미시경제에는 취약한 경제기획원 출신들을 중용한 데 이어 신 후보자를 지명함으로써 새 정부의 최대 경제현안인 가계부채 해결, 환율전쟁 등에 대한 대처능력을 보완했다는 평가다.
또 경제팀은 아니지만 예산분야의 전문가인 김동연 재정부 제2차관을 국무조정실장에 임명함으로써 차기 경제팀은 거시, 금융, 예산 기능이 적절히 배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의 한 인사는 “이들은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높이 평가받는 인물들”이라며 “정치적 영향력, 카리스마 등보다는 전문성이 강조된 실무형, 관리형 경제팀”이라고 평가했다.
부처 간 정책조율에도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경제팀 구성원들이 모두 같은 부처에서 일해 본 선후배 공무원들인 만큼 업무공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주어진 국정과제 묵묵히 수행할 것”
거시경제팀의 면면을 고려할 때 새 정부의 거시경제정책 기조는 안정 속에서 변화를 꾀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대부분 경제관료 출신으로 성장과 재정건전성의 중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새 정부의 복지확대 방안 등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거시경제팀이 성장에 방점을 둔 부분은 있지만 그렇다고 ‘성장 드라이브’에 다걸기(올인)하는 스타일은 아닐 것”이라며 “특정 정책목표를 향해 무리하지 않으면서 주어진 국정과제에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새 정부 초반기의 대내외 경제상황이 녹록하지 않아 위기관리를 위한 ‘안정형 경제팀’을 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관료 성향이 강한 팀이다 보니 개혁, 혁신 측면에서는 다소 동력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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