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불붙은 환율전쟁으로 지난달 원-달러 환율 변동폭이 1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또 원화가치가 높게 유지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 여행수지는 2년 만에 가장 큰 적자를 나타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중 원-달러 환율의 일평균 변동폭은 5.4원이었다. 유럽 재정위기로 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2011년 12월의 8.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 변동폭은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되면서 꾸준히 줄어 지난해 12월에는 2.4원으로 2008년 2월 이후 4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들어 일본이 공격적인 ‘엔화 약세 공세’를 펴면서 환율 변동폭이 치솟았다. 원화 강세는 지난해 1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던 서비스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1월 중 여행수지 적자규모는 9억9660만 달러(약 1조800억 원)로 지난해 12월(7억4770만 달러)보다 2억 달러 이상 늘었다. 2011년 1월(12억9370만 달러) 이후 2년 만에 최대규모다. 지난해 10월 3억8120만 달러였던 여행수지 적자는 11월 5억7270만 달러, 12월 7억4770만 달러로 눈 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원화가치가 높아지면서 해외여행 부담이 줄어 한국 관광객의 출국이 크게 늘어난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자국화폐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한국을 덜 찾거나 방문해도 돈을 덜 쓰는 것이다. 실제로 1월 중 해외를 방문한 한국인 출국자는 142만6000명으로 사상 최다였지만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75만4000명으로 전월(83만5000명)보다 줄었다. 특히 엔화 약세 현상으로 1월 중 일본인 관광객 수는 20만6000명으로 한 달 전보다 2만여 명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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