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4일 “종교인에 대한 소득세 과세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이른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7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에 따라 그동안 과세되지 않았던 소득을 찾아내 ‘과세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그는 “근로소득 사업소득 금융소득 부동산소득 등 소득원천별 과세 형평성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하경제의 양성화’를 비롯한 세입기반 확충이 절실하다”며 앞으로 정부가 추진할 조세정책의 방향을 설명했다.
우선 예측 가능한 조세정책을 펴기 위해 ‘중장기 조세정책 기본계획’을 만들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는 최근 조세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민간전문가, 정부 당국자 등이 참여하는 ‘조세개혁추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접근권한 확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박 장관은 “지하경제 양성화야말로 가장 현명한 조세정책 방향”이라며 “실물거래 중심의 소득 파악에 그치지 않고 금융거래 중심의 세원추적 인프라를 보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외 금융계좌 신고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역외 탈세’에 엄정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시행되는 ‘조세지출 성과관리제도’를 통해 조세지출이 정책의 목적에 맞게 설계되고 실제 그렇게 작동됐는지 면밀히 검토하기로 했다. ‘조세지출’이란 재정을 직접 지원하는 건 아니지만 세금을 받지 않거나 깎아주는 ‘비과세·감면’의 형태로 특정 정책이나 집단을 지원하는 정책수단. 제도가 폐지되는 일몰 시점이 될 때마다 혜택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정치권이나 이해집단의 요구에 따라 불합리한 비과세·감면제도가 연장되거나 신설되는 사례가 많았다. 이날 박 장관은 “일몰이 도래하면 원칙적으로 감면을 끝내야 한다”며 세제의 예외사례를 최소화한다는 기존 방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 장관은 “납세는 숨겨진 봉사요, 익명의 기부”라면서 “성실납세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나친 중과세제도를 폐지하는 등 세제를 합리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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